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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울] 겸재의 발길 따라…진경산수화길을 가다

기사입력 : 2020년07월05일 10:00

최종수정 : 2020년07월05일 10:00

[편집자] '여기!서울'은 1000만 시민의 도시 서울 곳곳의 명소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핫플레이스는 물론, 미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공간을 만나보세요.

[서울=뉴스핌] 글·사진 김세혁 기자 = 코로나19에 더위와 장마까지 겹치면서 불쾌지수가 확확 올라간다. 뭘 해도 찌뿌둥한 이런 때는 산책이 특효약이다. 지친 심신을 달래고 생각을 정리하는 좋은 약이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과 사람간 거리두기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서울의 산책로 중 요즘 진경산수화길이 주목 받는다. 오는 15일 케이옥션에 국가 보물 '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윤동주 기념관에서 수성동계곡까지 3㎞ 남짓한 진경산수화길은 선인들의 삶과 문화, 역사를 품은 아주 특별한 산책로다. 

◆화성(畵聖) 겸재의 삶과 마주하는 길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2020.06.29 starzooboo@newspim.com

진경산수화길은 겸재 정선(1676~1759)의 자취를 따라간다. 나고 자란 집터부터 '장동팔경첩' 속 절경이 펼쳐진다. 장동은 현재 인왕산 남쪽 기슭~북악산 계곡의 옛 이름이다. 인왕산과 백운동천, 백세청풍, 자수궁터와 송석원터 등이 대표적인 볼거리다.

그림으로 종2품까지 오른 정선은 입지전적 인물이다. 요즘으로 따지면 차관보다. 숙종2년 사대부 집안서 난 정선은 부친이 일찍 세상을 뜨는 바람에 찢어지게 가난했다. 그럼에도 출세보다 그림에 뜻을 두고 평생 매진했다. 그 결과가 진경산수화다. 상상만으로 그려내던 가짜 산수화 대신 각지를 돌며 실제 풍경을 담아냈다. 양란을 극복한 조선시대 문화 황금기를 상징하는 이 화풍은 일본까지 명성을 떨쳤다. 

정선의 집터는 경복고 안에 있다. 서울시민도 잘 알지 못하는 사실이다. 자하문로를 지키는 경찰 말로는 오래 산 주민들도 모르는 경우가 더러 있다. 북악산 인근 유란동(현재의 청운동)에서 태어난 정선의 집터를 표시하는 돌판은 2008년 만들어졌다. '화성(畵聖)'에서 겸재의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그 유명한 '독서여가'도 새겨졌다. 화초를 바라보는 느긋한 표정의 주인공은 겸재 본인으로 여겨진다.

코로나 여파로 정선의 집터는 현재 자유롭게 찾아보기는 어렵다. 감염 우려로 일반의 방문이 제한적이다. 아쉬움에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을 위해 정문서 만난 관계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한다면 학생이 없는 주말 집터를 둘러볼 수 있다"고 일러줬다. 

◆민족시인 윤동주의 흔적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2020.06.29 starzooboo@newspim.com

이준익의 '동주'(2015)는 시인 윤동주(1917~1945)의 삶과 우정, 죽음을 다룬 영화다. 나라 잃은 슬픔에 괴로워하는 시인의 고뇌가 흑백화면에 잘 드러난다. 진경산수화길엔 이 윤동주의 일생을 마주하는 특별한 공간이 둘 자리한다. 

윤동주 문학관은 진경산수화길의 시작점에 있다. 무채색에 작고 단단해 보이는 건물 외벽에 시인의 얼굴과 '새로운 길'을 감각적으로 새겼다. 청운수도가압장을 개조한 건물로, 폐 물탱크를 활용한 전시실을 마련했다. '별 헤는 밤' '자화상' '또 다른 고향' 등 윤동주의 대표작과 일생을 담은 영상물 등이 전시된다.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2020.06.29 starzooboo@newspim.com

하숙집터는 청년 시절 윤동주의 추억이 살아있다. 시인이 존경했던 소설가 김송(1909~1988)의 집으로 진경산수화길의 끝자락인 누상동 골목길에 있다. 원형인 한옥은 오래 전 헐렸지만 특별한 역사를 동판이 품었다. 2층 벽에는 '서시' 돌판도 걸려있다. 연희전문학교(현재의 연세대) 재학 시절 윤동주는 후배이자 글친구인 정병욱과 여기서 지냈다. 정병욱은 윤동주의 작품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원고를 일제의 눈을 피해 지켜낸 의인이다. 

윤동주와 지인들의 치열한 삶은 물론 청년시절 풋풋함을 담은 이곳은 누상동의 명물이다. 매일 하숙집터를 지나는 마을버스 기사는 "멀리서 온 사람들이 물어보면 은근히 뿌듯하다"고 웃었다. 젊은 시절 수성동계곡부터 경복궁역까지 걸어다녔다는 할머니는 "하숙집터 옛날 사진도 있다"고 자랑했다. 진경산수화길은 정선은 물론 윤동주까지 한국이 사랑하는 선인들의 일생이 녹아있는 셈이다.

◆옥인시범아파트의 쓸쓸한 역사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2020.06.29 starzooboo@newspim.com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2020.06.29 starzooboo@newspim.com

진경산수화길의 종착역 수성동계곡은 정선이 '장동팔경첩'에 그려넣을 만큼 절경으로 이름높다. 그런데 이곳엔 서울 시민도 잘 모르는 옥인시범아파트 터가 남아있다.

1971년 9개동 규모로 들어선 이 아파트는 수성동계곡의 아름다움을 망쳤다는 오명을 썼다. 정선도 칭송한 수려한 경관을 되살리자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12년, 결국 아파트가 철거되면서 수성동계곡의 자태가 되살아났다. 

서울시는 옥인시범아파트의 역사성을 감안해 흔적을 보존했다. 무성한 잡초 사이에 선 아파트 벽체엔 샤워기 흔적이며 욕실 바닥, 인터넷과 전기콘센트가 그대로 남아있다. 난개발의 오점을 바로잡고 자연을 되살리는 일은 마땅히 공감하나 실제 살던 사람들은 적잖은 아픔을 겪었다. 누군가에겐 고향이었을 옥인시범아파트의 40년 역사가 어쩐지 뭉클하게 다가온다.

◆청운문학도서관과 송석원 터…그 밖의 볼거리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철 집터, 국립서울농학교 벽화, 송석원 터, 청운문학도서관 2020.07.04 starzooboo@newspim.com

진경산수화길에는 백운동천과 청송당터, 백세청풍 암각바위, 자수궁터, 송석원터, 청휘각터, 송강 정철 집터와 청운문학도서관, 박노수 미술관 등 다른 명소도 많다.

청운문학도서관은 아담한 한옥과 현대적 건물이 조화를 이룬다. 가사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의 집터는 자하문로 대로변에 있다. 국립서울농학교 학생들의 작품으로 채운 벽화나 박노수 화백 작품을 전시한 미술관도 둘러볼 만하다.

참고로 산책길서 제일 찾기 어려운 것이 송석원 터다. 송석원은 조선시대 시인 천수경이 지은 1만5000평 규모의 시사(시 인들 거처)로 경관이 대단했던 곳이다. 지금은 국숫집 앞 전봇대와 입간판 사이에 가려질 만큼 작은 돌판만 남았다. 인근서 오래 철물점을 했다는 주인도 "자리가 너무 애매해서 몰랐다"고 멋쩍게 웃었다. 

starzoob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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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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