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연구원 출신 펀드매니저 김명기씨 저술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바이오산업을 투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책이 출간됐다.
바이오스펙테이터는 최근 '바이오 인더스트리 밸류에이션'(저자 김명기)라는 제목의 투자 서적을 출간했다.
저자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기업 연구소 신약개발 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거쳐 신약개발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다.
그는 현장에서 신약을 연구했던 3년과 신약개발기업 펀드를 운용한 20년 동안 겪은 경험과 지식을 책으로 정리했다. '보통 사람들의 좋은 투자가 진짜 신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저자는 한국의 연구자들이 뛰어나 전 세계 과학자들과 비교해 역량이 뒤지지 않는 데도 한국에서 신약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는 신약개발의 전 과정을 코디네이팅하는 역량 있는 투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책은 ▲프롤로그 ▲바이오 산업이란 ▲밸류에이션 ▲개념 증명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 ▲자본시장과 밸류에이션 등 여섯 파트로 구성된다.
보통 책의 몇 배 분량에 해당하는 '프롤로그'에서는 바이오 제약 산업의 전체 구조와, 이 산업의 보편적이고 특수한 밸류에이션 구조를 개괄한다. 길고 구체적인 '프롤로그'는 바이오 제약이라는 낯선 영역이 주는 막연한 공포(?)를 해소해주고, 이후 구체적으로 해설할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그려준다.
'바이오 산업이란'에서는 특히 관심을 받기 시작한 바이오 신약개발 분야 산업적 특징을 다룬다. 언론에서 접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초기 연구 결과가 신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다. '암 치료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또는 '희귀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치료제 개발에 한 발 가까워진' 등의 표현이 관용적으로 쓰이지만, 이는 '산업의 시간과 밸류에이션 평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피해야 할 표현이다.
'밸류에이션'에서는 화학 합성으로 만드는 케미컬 의약품, 현장에서 이미 쓰이고 있는 바이오 의약품인 단백질 의약품, 한국 제약기업들이 성장해온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제네릭 의약품, 보건정책적 의미와 산업적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대해 해설한다. 각각 분야의 특징, 산업적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 밸류에이션 포인트의 핵심을 다룬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이라는 환경에서 어떻게 밸류에이션을 창출하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전망과 시나리오가 담긴 사례를 소개한다.
'개념 증명'은 현장 연구자였고 신약개발 펀드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특히 강조하고 주목하는 부분이다. 바이오 제약 분야에 투자하려는 경우, 대부분 초기 단계에 투자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얻었던 몇 가지 사례를 꿈꾼다. 작은 연구실에서 찾아낸 생명과학적 발견이 전 세계적 규모의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시도 가운데 극히 적은 경우의 일이다. 즉 초기 과학 연구를 산업과 투자, 밸류에이션의 맥락에서 평가해야 하며, 이에 대한 개괄을 '개념 증명' 부분에서 진행한다.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은 바이오 제약 분야 뉴스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가 된,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에 대한 설명이다. 과학자의 연구실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신약개발로 넘어가는 단계이며, 산업으로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투자와 거래가 이 단계에서 활발해진다.
'자본시장과 밸류에이션'에서는 바이오 제약 산업 전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해 환자의 병을 고치고 그 과정에서 투자 수익까지 거두는 행복한 결말을 위해 세워야 할 전략에 대한 검토다. 이는 단순히 이론 수준의 전략 수립은 아니다. 한국과 미국, 연구실과 투자 현장을 오가며 얻은 데이터와 감각을 바탕으로 한 전략 수립이다.
사람들은 신약에 대해 두 가지를 기대한다. 사람을 고통에서 탈출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것과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대다. 이 책은 바이오산업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두 가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안전한 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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