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경 북한 외무성 유럽담당 부상 담화
대북제재 완화 우회적으로 요구하기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은 자신들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유럽연합(EU)이 우려를 표하자 남한 정부를 탓해야 한다며 강도 높게 반발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유럽담당 부상은 1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EU의 '유감' 표명에 대해 "우리를 걸고 들 일감만 생기면 놓치지 않고 악청을 돋궈대고 있는 EU의 행태에 분격하기보다는 안쓰러운 생각만 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
김 부상은 그러면서 "EU가 이 마당에서 한마디 하고 싶다면 우리 인민이 가장 신성시하는 최고존엄을 감히 모독하며 전체 인민을 우롱한 인간쓰레기들을 엄중 처벌하라고 남조선 당국을 되게 신칙(단단히 타일러 경계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상은 "잠꼬대 같은 소리",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는 등 비난을 쏟아내면서 "현 북남관계 단절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동에 닿지 않는 조선반도(한반도)의 신뢰 구축과 항구적 평화 타령만 진부하게 늘어놓고 있는 것이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인민의 정신적 핵을 건드린데 대한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나 하고 함부로 말을 내뱉는가"라고 강조했다.
김 부상은 아울러 EU에 대한 비난의 날을 세우면서도 독자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고하건대 앞뒤분별도 못하고 무턱대고 우리를 걸고들면서 비난하는 데만 열을 올리지 말고 EU의 대조선 정책을 시급히 재정립할 것을 요구하는 유럽의 대조선 문제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하는 것이 27개 나라들로 구성된 지역적 통합 기구로서의 EU의 체통을 지키는 길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U 대외관계청(EEAS)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며 북측의 '남북 통신선' 차단 조치도 비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