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감", "철면피", "책임회피" 거친 표현 쓰며 맹비난
"자기 책임은 본인이 지킨다는 자세 만이라도 보여야"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성명 20주년 기념연설을 겨냥해 "철면피", "역겹다",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 등의 거친 표현을 쓰며 맹비난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역겹다)"며 "(문 대통령의 6·15 연설) 내용을 들어보면 새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마디로 맹물 먹고 속이 얹힌 소리 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하게 늘어놨다"며 "명색은 대통령 연설이지만 민족 앞에 지닌 책무와 의지, 현 사태수습의 방향과 대책이란 찾아보려야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지난 2018년 2월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맞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남한을 방문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뉴스핌 DB] |
이어 "자기변명과 책임 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남조선 당국자의 연설을 듣자니 저도 모르게 속이 메슥메슥해지는 것을 느꼈다"며 "본말을 전도한 미사여구를 나열했다"고 비난했다.
김 제1부부장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이 한국 정부의 미온적 대응 때문이라며 "남조선 당국자의 이번 연설은 응당 그에 대한 사죄와 반성, 재발 방지에 대한 확고한 다짐이 있어야 마땅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특유의 어법과 화법으로 멋쟁이 시늉을 해보느라 따라 읽는 글줄 표현들을 다듬는데 품 꽤나 넣은 것 같다"며 "현 사태의 본질을 도대체 알고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거듭 부언하건대 우리의 존엄의 대표자이신 위원장 동지를 감히 모독한 것은 우리 인민의 정신적 핵을 건드린 것"이라며 "그가 누구이든 이 것만은 절대로 추호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전 인민적인 사상 감정이고 우리의 국풍"이라고 강조했다.
김 제1부부장은 또 "제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남에게 넘기려는 것은 비열한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이런 뻔뻔함과 추악함이 남조선을 대표하는 최고 통수권자의 연설에 비낀 것은 참으로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신뢰가 밑뿌리까지 허물어지고 혐오감은 극도에 달했는데 기름 발린 말 몇 마디로 북남관계를 반전시킬 수 있겠는가"라며 "남조선 당국자는 북남관계를 견인해야 할 책임 있는 당사자"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역사의 책임은 전가한다고 하여 없어지거나 회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최소한 자기의 책임은 제가 지겠다는 자세 만이라도 보여야 하겠는데 볼수록 의아함을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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