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올해 매출액 15% 증가 전망
아웃도어 업계 '이단아'...나이키·휠라와 경쟁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패션업계 실적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유독 F&F에만 긍적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회사가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매출이 10% 이상 늘며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디스커버리가 아웃도어를 떠나 대중적 스포츠 브랜드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판매량이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웃도어 실적 모두 하락세인데...상반기 '나홀로' 매출 증가
22일 증권사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F&F가 전개하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2분기 매출은 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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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6.17 hrgu90@newspim.com |
올해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한 3741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디스커버리는 이미 지난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64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면세점 등 일부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줄어든 상태에서 이러한 매출 신장은 이례적이다. 특히 아웃도어 업계 내에서는 '디스커버리만 잘 나간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매출 규모 1~4위 아웃도어 브랜드 실적이 모두 하락 추세인 탓이다. 매출 규모 순으로 지난해 '노스페이스'(영원아웃도어)는 2018년 대비 -11.7%, '블랙야크'(비와이엔블랙야크) -13.3%, '네파' -12.1%, 'K2'(K2코리아) -12.4% 수준 매출이 감소했다.
디스커버리는 4위인 K2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디스커버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최초로 3000억원 클럽에 진입하면서 매출 규모 3458인 K2와의 격차를 좁혔다.
이는 디스커버리가 '뽀글이'로 불리는 후리스 자켓으로 시장에서 히트를 친 덕분이다. 디스커버리 관계자는 "지난 겨울 예상 외로 온화한 기후가 이어지면서 후리스 자켓이 2월달까지도 많이 팔렸다"며 "최근에는 '버킷디워커V2' 운동화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암운' 아웃도어 시장 선제적 탈출...스포츠 업계 3위 노린다
업계에서는 디스커버리가 아웃도어에서 스포츠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달리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노후화된 아웃도어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한 시즌 아이템 덕분에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통상 원가 구조와 타깃층, 판매 방식의 차이로 아웃도어와 스포츠 카테고리는 업계에서 엄격하게 구분되고 있다. 아웃도어는 트래킹, 등산용 제품을 판매하는 전문 카테고리이며 스포츠는 케주얼, 러닝, 골프용 제품 등이 모두 포함된 포괄적 카테고리다.
디스커버리가 아웃도어에서 스포츠 군으로 이동하며 사실상 경쟁자도 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커버리는 이제 나이키, 아디다스, 휠라와 경쟁하는 대중적 브랜드"라며 "아웃도어와 스포츠 사이를 애매하게 걸치고 있는데 아웃도어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이 전략은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LF와 삼성물산 등 대기업 패션 사업자도 이 시장을 떠났다. 시장 규모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상위 4개사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디스커버리의 선제적 아웃도어 시장 탈출은 오히려 호재가 됐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항상 시즌별 아이템으로 이슈몰이를 하는 디스커버리 브랜드가 F&F 전사 실적 부진을 상당히 커버하고 있다"며 "중장기적 성장 방향성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