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좌진 대표 등 삼성·현대카드 출신 임원 잇따라 영입
마케팅·점유율 확대로 향후 재매각 대비 차원 포석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지난해 롯데카드를 인수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삼성 및 현대카드 출신 임원들을 잇따라 영입, 롯데카드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조좌진 대표를 비롯, 부사장 및 주요 임원들을 삼성·현대카드 출신들로 속속 채우고 있다.
경쟁 심화로 포화상태인 내수시장에서 롯데그룹 이미지에서 벗어나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특히 마케팅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영입, 향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론 투자금 회수 차원의 재매각(엑시트)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란 분석이다.
16일 롯데카드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이달 1일자로 정상호 전 삼성카드 전략영업본부장을 마케팅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1963년생인 정 부사장은 삼성카드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주로 담당했다.
또 지난 4월 10일자로 삼성카드 회계관리팀 출신인 이조 경영관리부문장(1972년생)을, 같은 달 20일자로 최재웅 현대카드 마케팅 및 브랜드실 실장(1974년생)을 마케팅부문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이어 지난달 말엔 현대카드 출신인 한정욱 상무를 마케팅본부 부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해 11월 MBK파트너스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경영전략본부, 마케팅디지털본부, 금융채권본부, 영업본부 등 4개 본부로 조직을 개편한 바 있다. 경영전략본부장에는 삼성카드 출신인 석동일 부사장(1955년생), 마케팅디지털본부장에는 현대카드 출신 박익진 부사장(1968년생)을 각각 선임했다. 4개 본부중 핵심 2개 본부를 삼성 및 현대카드 출신으로 채운 셈이다.
이후 지난 3월엔 현대카드 출신인 조좌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1967년인 조 대표는 현대카드 마케팅총괄본부장, 전략본부장, 올리버 와이만(Oliver Wyman) 한국대표,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 대표를 지낸 마케팅 전문가다. 당시 임기가 1년 남은 김창권 현 부회장을 전격 교체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파격 인사란 분석이 나왔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사진=롯데카드] 2020.06.17 tack@newspim.com |
지난 2002년 동양카드를 인수하며 출범한 롯데카드는 2003년 롯데쇼핑 및 롯데백화점 카드사업부문 통합 등 롯데그룹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초기에는 롯데그룹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었으나, 신사업 등으로 외연을 지속 확장했다. 지난 2018년 기준 롯데그룹 비중은 15% 정도로 추산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결제시장 확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롯데카드의 이같은 '탈 롯데' 전략을 향후 인수합병(M&A)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고 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엑시트(투자회수)를 고려, 마케팅 및 점유율 확대를 통해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전략의 일환이란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BC카드를 제외한 국내 7개 전업카드사중 롯데카드는 점유율 8.2%(이용실적 기준)로 최하위권이다. 향후 롯데카드 인수 후보로는 우리카드(11%)나 하나카드(9%) 등이 거론된다. 우리카드나 하나카드중 누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느냐에 따라 단순 합계 점유율 20% 정도로, 업계 2위 KB국민카드(20%)와 경쟁 구도가 가능해진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신한카드가 LG카드를 인수하며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선 것을 고려하면, 포화상태인 내수시장에서 향후 롯데카드를 가져가는 곳이 다시 한번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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