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뉴스핌] 고규석 기자 = "더운 여름날 시원한 시정소식에…웃음 짓는 멋진 날 되세요" "행복한 시정소식에 활짝 웃음 짓는 하루가 시작됩니다"
아침 7시 40분~50분이면, 딩동 소리와 함께 어김없이 도착하는 문자 내용 중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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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뉴스핌] 고규석 기자= 목포시 공보과 공보팀 직원들의 회의 모습. 2020.06.16 kks1212@newspim.com |
늘 한결같다.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매일 도착하는 40자 내외 문자지만, 그 속에 담긴 단어들이 던져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이유는 상투적이지 않아서다.
날마다 적어도 20~30명에게 '하루를 여는' 문자를 보낸다. 나름 사람마다 약간씩 다르게 작성해야한다. 그래서 쉽지 않다.
받는 사람 입장에선 별게 아니지만 보내는 사람 입장에선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가끔은 카피라이터에 견줄만한 글 솜씨로 심금을 울리기도 한다.
주인공은 이재영 목포시 공보팀장이다.
그는 매일 6시까지 출근한다. 기사 스크랩을 위해서다. 꼭두새벽 현관을 나서며 행복뉴스를 배달해준 언론인들에게 보낼 문자를 가슴으로 되새긴다.
그날의 주요 사건이나 이슈, 날씨도 문자의 주요 메뉴다. 이런 신선한 식재료를 가지고 적절히 버무려서 아침식탁에 내놔야 한다.
따라서 퇴근 후 모임이 있어도 마음 편하게 술잔을 기울일 수 없다. 주말이나 휴일에도 목포를 떠나 멀리 갈 수 없는 애로도 있다.
그래서일까. 어느 지자체나 마찬가지겠지만 공보나 홍보 팀장자리는 기피 또는 격무부서로 꼽힌다. "잘해야 본전이다"라는 말이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민선시대 들어서면서 더욱 심해졌다. 공보와 홍보 업무의 중요성이 날로 확대되는 것에 반비례해 팀장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커질 수밖에 없다.
말 못할 고충을 감내하며 그는 오늘도 일탈을 꿈꾼다. 이른 아침 상쾌하게 하루를 여는 그의 발걸음이 가볍다.
내일은 또 어떤 문자가 아침 식탁에 오를지 궁금하다.
kks12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