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이 미국과 한국에 대해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심각한 군사적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이며 도발을 하더라도 수위를 조정할 것이라고 미국의 전직 북핵문제 수석협상가들이 전망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5일 국제위기관리그룹이 주최한 화상세미나에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도발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대사 mironj19@newspim.com |
그는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기 때문에 군사적 또는 동적인 대응에 나설 수 없으며, 다만 미국과 한국 사이에 문제를 일으키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최근 북한의 잇단 강경 발언들은 '정치적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며, 한국을 창피주고 한미동맹의 균열을 심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는 "따라서 현 시점에서 미국 정부는 한국과의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린 데이비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미국을 겨냥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추가적 위험요소가 뒤따른다"며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백악관에서 트위터 등을 통해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좀 걱정이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 선거 전후에 도발을 일으키는 것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특사는 미국의 대통령선거(11월 3일)가 5개월 남은 상태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핵 협상을 재개할 열의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는 만큼 미국의 국내정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고만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도 북한을 상대로 새로운 외교적 시도를 하기보다는 북한의 도발을 막는 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어떤 일을 벌이기 보다는 특정한 상황을 피할 때이며, 북한이 미국 새 행정부의 우선순위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겠다는 결론을 내리는 상황을 피하고, 북한이 모험하기 좋은 때라는 결론을 내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협상 재개와 관련, 데이비스 전 특별대표는 북한을 다시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데이비스 전 대표는 "북한에 압박을 가해야 하는데 이때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2018년) 싱가포르 합의의 가장 근본적인 결함은 사실상 미국이 독자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다른 전직 협상 대표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까지 또다른 북미정상회담을 열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선을 앞두고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 이기기 위해 절박한 것으로 보일 것이라며, 좋은 결과가 전혀 나올 수 없는 행사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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