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 이날 중 법안 표결...시민들 촛불 시위 예정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홍콩 입법회(국회 격)의 중국 국가(國歌) 모욕 금지 법안 심의 도중 2명의 민주파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오물을 투척해 경찰과 소방관들이 출동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에디 추와 레이 찬 홍콩 민주파 의원 2명은 입법회의 중국 국가 모욕 금지 법안 심의 도중 본회의장 앞으로 달려가 악취가 나는 액체를 뿌렸다. 이에 경찰과 소방관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 회의장 안으로 진입했다.
이들 의원은 31년 전 중국의 톈안먼 광장에서 벌어진 중국 공산당의 '살인적인' 시위대 진압 행위를 규탄하고자 오물을 투척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은 1989년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민주화 운동을 무력으로 탄압한 '톈안먼 사태' 31주년이다.
추 의원은 "살인적인 국가는 영원히 악취가 난다"며, "31년 전 중국 공산당이 자국민을 살해한 것을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오물 투척 이후 회의장에서 퇴장당했다.
홍콩 입법회는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에 대한 모욕을 금지하는 '국가법안'(National Anthem Bill)을 이날 중으로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이 법안은 중국 국가를 풍자나 조롱의 목적으로 변형해 부르는 등 모욕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장 3년의 징역에 처하거나, 최대 5만홍콩달러(약 786만원)의 벌금형을 부과받을 수 있다. 홍콩 민주파 세력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자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홍콩 시민들은 이날 홍콩 전역에서 톈안먼 사태 31주년을 기념하는 '촛불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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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과 소방관들이 민주파 의원 2명이 입법회 본회의장에서 오물을 투척했다는 신고를 접수받고 출동했다. 2020.06.04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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