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백악관, 중간 예산보고서에 전망 안 담기로"
전문가들 "수정치 못 내놓을 이유 없다" 비판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이 매년 여름 발표하던 경제 전망 수정치 발표를 생략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3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7월이나 8월 백악관이 발표하는 중간 예산보고서에 경제 전망치를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료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미국 경제에 극도의 변동성을 일으켜 경제 추세를 모형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유 진영과 보수진영의 비평가들은 모두 백악관이 팬데믹(pandemic·대유행) 불확실성에도 경제 전망치를 내놔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WP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기에 계속해서 경제 전망 수정치를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의 한 관료는 이번에 백악관이 발표하는 예산보고서에 연방 지출과 발효된 법안에 대한 정보가 포함될 예정이지만 연간 재정적자 전망치는 이번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는 10월 말 보고서에 담길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고위 관료는 대중을 오도할 수 있는 때에 공개적으로 전망치를 발표하는 것이 어리석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관료는 "현재 전례 없는 경제 상태를 감안할 때 지표는 극도로 유동적일 것이고 덜 유익한 전망치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게다가 우리는 이 같은 정보를 이전처럼 발표해야 한다는 법적으로 명시된 요구사항이 없기 때문에 법을 준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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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 경제에 미친 악영향은 매주 커지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달 초 4~6월 3조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팬데믹에 따른 지출에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비교적 덜 반영된 1분기 미국 경제는 5.0%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2분기 최대 40%까지 역성장할 것으로 우려한다. 경제 봉쇄령 속에서 미국에서는 3월 중순 이후 4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
백악관의 이 같은 결정은 바로 적잖은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재선 도전을 앞두고 부정적인 경제 전망 수치를 내놓기를 꺼린다는 게 비판의 주요 내용이다.
특히 예산 전문가들은 백악관이 경제 전망치를 내놓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4월과 5월 경제 전망 수정치를 내놓은 바 있다.
워싱턴 비영리 싱크탱크 양당 정책센터(BPC)의 빌 호글랜드 선임 부대표는 WP에 "그들이 이것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그들은 올해와 내년 높은 실업률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싶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제 자문을 지낸 재러드 번스타인은 "그들이 이런 눈가리개를 한다면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경제를 관리한다는 것은 믿을 만한 예측치를 발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