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20일(현지시간) 집권 2기를 시작하며 중국이 주장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거부한다고 천명해 양안 갈등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도 더욱 불을 질렀다.
대만 독립을 주창하는 차이 총통은 이날 영빈관 격인 타이베이빈관 광장에서 진행된 대국민 재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중국 당국의 일국양제를 거부한다"며 "이는 대만을 격하하고 대만해협의 현상을 깨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재집권 연설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면서 "양안 관계는 현재 역사적 전환점에 있다"며 "쌍방이 모두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해협 건너편의 지도자'라 부르면서 시 주석에게 양안 관계의 장기적 발전을 도모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 대화하고 지역 안보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평화, 대등, 민주, 대화의 '8자' 원칙에 입각한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 1월 선거에서 대만 총통 직접선거 역사상 최다 득표(817만표)로 연임에 성공했다. 또한 대만을 코로나19(COVID-19) 방역 모범국으로 이끌어 선거 후에도 74.5%의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이날 차이 총통의 일국양제 거부 천명에 중국 정부는 "국가 분열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우리는 평화통일과 일국양제를 견지한다"며 "국가 분열이나 중국 내정에 관여하려는 행위나 외부 세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앞서 "차이 총통의 성공적인 2기를 기원한다"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용기와 비전으로 대만의 활기찬 민주주의를 이끄는 차이 총통은 전 세계에 영감을 준다"며 "대만은 오랫동안 미국의 신뢰할 만한 파트너이며, 미국은 대만에 초당적이며 만장일치의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폼페이오 장관은 '대만 지역 지도자' 차이잉원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그를 '총통'이라, 대만을 미국의 '파트너'라 치켜세웠다"며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개 연합공보'에 어긋나는 것임과 동시에 미국 정부의 약속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외교부는 "대만 문제는 중국 주권과 영토 보전 사안"이라며 "미국 정치인들은 대만 분리독립 세력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해 대만해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만 분리독립은 '죽음의 '길이며 이를 지원하는 시도는 반드시 실패할 것임을 미국에 엄중히 경고한다"며 "중국 핵심이익을 침해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 한다면 강력한 반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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