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순정우 기자 = 실학박물관과 수원화성박물관은 '정조대의 명재상 채제공과 실학'을 주제로 2020년 공동기획전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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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박물관 '채제공' 포스터 [사진=경기문화재단] 2020.05.18 jungwoo@newspim.com |
전시는 실학박물관은 오는 19일부터 8월 23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은 9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열린다.
특별전시의 구성은 크게 4부로 구성했다. 1부는 채제공의 출신배경과 정조년간 재상으로서의 행적이 중심이다. 서울경기지역 명가(名家)의 후예로서 그가 18세기 남인세력의 영수로 부상할 수 있는 배경을 전시로 풀었다. 1788년(정조12) 임금이 친히 어필로 우의정에 임명하는 '비망기'를 비롯해 재상으로 재임하면서 올렸던 상소들을 통해 채제공의 정치적 생애를 조망했다. 훌륭한 군주에게 훌륭한 신하가 있듯, 18세기 문화 중흥을 이끈 탕평군주 정조를 보필한 명재상 채제공의 위상을 드러내고자 했다.
2부는 실학과 채제공의 학문적 관련성에 주목했다. 채제공은 국가개혁을 위해 반계 유형원의 학문을 계승했고, 성호 이익의 학문을 후배학자들에게 권면했다. 또한 채제공은 열린 시각으로 서양의 학문을 실용적 차원에서 활용을 생각했다. 그가 북돋아줬던 실학자 정약용의 '죽란시사' 관련 유물과 이가환의 '금대전책'에서 채제공과 실학자와의 교유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정약용 등은 채제공이 죽은 이후 직접 '번암고'라는 문집 편찬에 참여하기도 했다.
3부는 시대 변화를 읽은 뛰어난 관료로서 채제공의 활동을 다뤘다. 그의 대표적인 공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신해통공(辛亥通共)'은 육의전(六矣廛) 등이 점유한 특권적 상업 독점권을 폐지하는 조치였다. 채제공은 이미 몇차례 발의되었으나 실패를 거듭했던 통공책을 실현했고, 영세소민들의 삶을 보호해 주었다. 서울에서 상업 활성화에 기여한 신해통공의 단행은 영상작품 '신해통공-상생의 씨앗'으로 연출된다.
다음으로 채제공이 처음부터 총괄했던 신도시 수원 화성의 건설은 정조 시대에서 최대 국책사업이었다. 여러 실학자들의 학문적 성과를 충실히 반영하며 진행한 이 사업의 전모를 이번 전시에 연출했다. 12폭의 '수원화성도' 병풍을 통해 상업물류의 중심으로 부상했던 조선 최고의 신도시를 관람객들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4부는 '채제공, 그림과 기록으로 남다'라는 섹션으로 보물로 지정된 채제공 초상과 그가 죽은 후 곡절 끝에 이루어진 '번암문집'의 간행과정을 전시로 연출했다. 특히 채제공의 행적을 기록한 한글필사본 '번상행록'은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유물로 가치가 높다.
주요 전시유물 중 '채제공 초상 시복본'(蔡濟恭 肖像 時服本, 1792년,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보물 제1477-1호 일괄 지정)은 정조의 명을 받들어 궁중화가 이명기가 그린 채제공의 전신좌상 시복본 초상이다.
'번상행록'(樊相行錄 19세기, 1책, 한국국학진흥원 소장)은 한글로 기록된 채제공의 전기이다.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되는 유물로 순한글 필사본이다. 재상 채제공의 행적을 집안의 부인들이 알 수 있게 한글로 옮긴 책으로 총 2책으로 쓰여졌다고 한다. 이 전시 이전까지 1책만이 수원화성박물관에 《상덕총록》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져 왔는데 자료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발굴·공개할 수 있게 됐다.
또 '정조가 친히 내린 우의정 임명 비망기'(正祖御筆 拜上 備忘記, 1788년,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47호)는 1788년(정조12) 2월 11일 정조가 채제공을 의정부 우의정에 임명하라는 비망기(備忘記)이다.
또한 이가환과 정약용이 교정한 채제공의 문집, '번암고'(樊巖稿, 19세기 초,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34호)는 채제공이 쓴 기문(記文)과 서문(序文)을 편집해 필사한 책이다.
jungw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