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 "격리 아파트, 한 일은 밧줄 쳐 놓은 것 뿐"
"격리 주민에 공급 안해 격리주민 하루 몇번씩 외부 출입"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한 당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철저한 방역을 선전하고 있지만, 방역 대책이 허술하기 짝이 없어 생계 활동이 급한 격리자들의 이동과 접촉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14일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요즘도 당국에서는 신형코로나 비상방역대책을 위한 정치사업과 위생선전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생계가 급한 주민들은 당국의 이같은 방역지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지난 3월 12일 조선중앙TV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된 보도 일부.[사진=조선중앙TV 캡처]2020.03.13 noh@newspim.com |
이 소식통은 "며칠 전 청진시 라남 지역에서 기침과 발열 증세를 보이는 폐렴 환자들이 연이어 발생해 당국의 역학조사가 시작됐지만, 비상방역소가 나와서 한 일이라고는 환자가 발생한 지역의 아파트를 격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아파트 현관 입구에 밧줄을 쳐 놓은 것 뿐"이라며 "아파트에 대한 소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소식통은 "그러나 격리된 주민들에게 지원이나 공급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은 먹고 살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외부 출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에 대해 "대부분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사는 서민들인 아파트 주민들은 전기도 없고 수돗물도 잘 나오지 않아 하루에도 몇 번이나 식량과 물을 구하기 위해 외부로 나가야 한다"면서 "당에서는 신형코로나 방역 지침을 철저하게 지킬 것을 강조하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낮에는 집에 머물고 날이 어두워지면 밖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밤이 되면 단속하는 인원이 한명도 없어 식량과 땔감, 식수를 구하기 위해 외출을 하는것"이라고 했다.
양강도의 주민 소식통 역시 "주민들의 생계가 어려워지면서 당에서 강조하는 신형코로나 방역 지침이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격리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주민들이 격리를 제대로 지키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은 "혜산시 혜화동의 한 아파트에서 심한 발열을 동반한 폐렴환자가 발생해 아파트 전체가 격리대상이 됐다"면서 "그런데 방역 당국에서는 격리 지역임을 알리는 밧줄과 팻말만 설치하고는 주민들의 이동을 감시하는 인력도 충분히 배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국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전염병을 철저히 막아내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격리조치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이런 허술한 방법으로 전염병을 막을 수 있겠나"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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