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사자명예훼손 혐의' 광주지법 출두
[광주=뉴스핌] 임성봉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의 법정 출두가 임박한 27일 낮 12시 15분쯤 광주지법 정문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5·18 관련 단체(5월 단체) 회원들은 전 전 대통령이 법원 후문과 정문 중 어느 곳으로 들어올지 몰라 그룹을 나눠 대기하고 있었다.
일부 회원은 이날 오전 법원 앞에 설치된 '무릎 꿇은 전두환' 흉상을 내려치거나 뿅망치 등으로 때리며 울분을 토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더 시원하게 때려", "머리를 내려쳐야지"라고 외쳤다.
[광주=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사자명예훼손 사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4.27 leehs@newspim.com |
이윽고 낮 12시 19분쯤 전 전 대통령이 법원 후문을 통해 들어오자 5월 단체 회원들은 일제히 달려가 구호를 외치는 등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광주학살 책임지고 전두환은 사죄하라', '살인마 전두환은 사죄하라', '5·18 진실을 밝혔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소복을 입은 채 법원 정문에서 전 전 대통령을 기다리던 '오월 어머니집' 회원들은 급히 후문으로 와 함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전 전 대통령이 법원에 들어간 후에도 자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불렀다.
법원 건물로 들어가던 전 전 대통령은 "왜 책임지지 않느냐", "이렇게나 많은 죄를 짓고도 왜 반성하지 않는가", "수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왜 책임지지 않는가"라고 묻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전 전 대통령은 다른 질문에도 모두 답변하지 않은 채 경호원의 도움을 받아 법원 내부로 들어갔다. 그는 지난해 3월 같은 법정에 출석했을 때는 취재진에게 '이거 왜 이래'라며 거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전씨는 이날 오후 법정동 2층 내부 증인지원실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한 뒤 대기하다 재판에 참석했다. 재판은 오후 2시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는 등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 2018년 5월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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