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이번 지원으로 2천억원 자금 여유"
아시아나항공 M&A에 '정상적 종결' 기대
LCC에 추가 자금지원책…"고려하고 있지 않아"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을 결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항공사들의 재기를 돕기 위함이다. 다만 자금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자구노력과 고통분담'을 요구했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한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있다. 2020.04.22 mironj19@newspim.com |
산은은 24일 최대현 부행장 주재로 '항공업 지원' 관련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지원은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설치 이전에 필요한 긴급 자금소요를 선지원한 측면이 크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달 4000억원 규모의 고정비 지출로 이달 중 보유한 현금이 모두 소진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국제선 노선 대부분이 운항을 중단하며 1분기 영업손실액도 2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동성 위기도 심각하다. 대한항공이 올해 갚아야 하는 채무는 3조8000억원 규모다.
이에 채권단은 대한항공과의 협의를 거쳐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채권단은 이번 지원으로 대한항공에 약 2000억원 규모의 여유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최 부행장은 "올해 필요한 부족자금은 3조8000억원인데 상반기 1조2000억원을 지원받으면 약 2000억원의 자금 여유가 예상된다"며 "향후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다른 트랙으로 추가 지원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채권단은 자금지원에 앞서 항공사 자체적인 자본확충 및 경영개선 등 자구노력과 고용안정 노력 등 노사의 고통분담을 명시화했다. 특히 고액연봉·배당·자사주 취득 제한 등 대주주의 도적적 해이를 방지하고 향후 기업의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이익을 함께 공유하기로 했다.
최 부행장은 "(자금지원의 전제로) 대한항공은 현재 유상증자와 송현동 부지 매각 등 사업재편을 준비 중"이라며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많은 자금을 조달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제기됐던 대주주의 사재출연 가능성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자구계획 외에 사주에 대한 사주출연 부분 협의는 진행된 바 없다"며 "향후 경영에 대한 책임에 대한 부분이 있다면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에 관련해선 인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기업결합승인 절차 등을 완료하고 정상적으로 종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현산에 대해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출자전환 등을 M&A 종결을 전제로 제공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지난 2월 3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 투입이 결정된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추가 유동성 지원 여부에 대해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최 부행장은 "기존 지원책 외에 다른 지원방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제주항공에 대해 산은에서 1000억원, 수은에서 700억원 규모로 이스타항공 인수금 지원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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