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전역의 노인 요양원(nurshing home)에서 코로나19(COVID-19) 감염과 사망 건수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코로나19 감염 피해가 심각한 뉴욕주와 뉴저지주의 요양원에선 피해가 규모가 최근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실정이다.
뉴욕 퀸스의 사파이어요양원에서는 전체 수용인원(227명)의 최대 4분의 1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요양원에서 어머니를 모신 버나 리는 NYT에 "지난 3일 요양원으로부터 '오늘 하루에만 6명이 숨졌다. 여기는 미쳐 돌아간다'는 말을 들었다"며 절망적 상황을 전했다.
뉴욕주의 한 요양원에서 코로나19 응급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라큐스 닷컴 등 현지 매체들은 뉴욕주 소재 요양원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천650명 이상인데 그중 사망자는 3천명이 넘는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확진자 중 53%가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숨진다는 얘기다.
노인 요양원에서 이처럼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것은 입소자 상당수가 거동이 불편하고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데다가 신체 접촉을 통한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요양원 근무자들도 상당수 감염에 함께 노출됐고 상당수 시설에선 예방과 진료 시스템이 아예 붕괴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17일 "뉴욕주에서는 요양원별 '최소 직원' 규정조차 없다 보니 과중한 업무로 이어진다"면서 "한 명의 간병인이 수많은 입소자를 간병하면서 코로나19가 더 빨리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주 요양원의 비극적 실태가 알려지며 비판이 쏟아지자 주정부는 이날 5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요양원의 명단을 공개하는 한편 실태 파악과 의료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인근 뉴저지의 요양원 상황도 심각하다. 최근 뉴저지 북서부 앤도버의 한 요양원에서 사망자가 넘쳐 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좁은 영안실에서 17구의 시신을 무더기로 발견하기도 했다.
필 머피 뉴저지 주자사는 곧바로 관내 요양원을 현장 방문해 실태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NYT는 최근 미국 내 장기 요양 시설은 2천500곳 이상으로 추정되며, 최소 2만1천명의 입소자와 직원이 감염됐고 3천8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미 전역에 흩어져 있는 요양원의 코로나19 실태는 아직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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