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오는 23일 강원도 정선군에 자리한 보물 제410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을 국보로 예고하고 경상북도 안동시 유형문화재 제141호 '안동 봉황사 대웅전'을 보물로 지정 예고할 예정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이 있는 정암사는 신라 자장율사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의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를 받아 귀국한 후 643년(선덕여왕 12년)에 창건했다.
정암사에는 수마노탑을 바라보는 자리에 적멸보궁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통도사, 오대산 중대, 법흥사, 봉정암의 적멸보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으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다. 적멸보궁은 법당 내 부처의 불상을 모시는 대신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법당으로 바깥이나 뒤쪽에 사리탑이나 계단을 설치해 봉안한다.
![]() |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사진=문화재청] 2020.04.17 89hklee@newspim.com |
수마노탑이라는 명칭은 불교에서 금·은과 함께 7보석 중의 하나인 마노와 관련이 있다. 자장율사가 진시사리를 갖고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자장의 도력에 감화해 준 마노석으로 탑을 쌓았고 물길을 따라 가져왔다 해서 물 '水(수)'자를 붙여 '수마노탑'이라 불렀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수마노탑의 총 길이는 9m에 달하며 화강암 기단 위에 세워진 1층 탑신에 감실을 상징하는 문비가 있고 그 위로 정교하게 다듬은 모전석재를 포개어 쌓았다. 옥개석 위 낙수면과 아래 층급받침의 단 수를 층별로 일정하게 더해 쌓았다. 이처럼 수마노탑은 국보 제30호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등 신라 시대 이래 보전 석탑에서 시작된 조형적인 안정감과 입체감 그리고 균형미를 잘 보여줘 늦어도 고려시대 이전 축조된 것을 알 수 있다.
1972년 수마노탑 해체 당시 함께 나온 탑지석(탑의 건립 이유, 수리 기록 등을 적은 돌로 탑 안에 넣어 둠)은 조성 역사, 조탁 기술 등을 연구하는데 매우 귀중한 자료다.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국보 제21호)·다보탑(국보 제20호)을 포함해 탑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한 탑이다.
![]() |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대웅전 전경 [사진=문화재청] 2020.04.17 89hklee@newspim.com |
한편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되는 '안동 봉황사 대웅전'은 건립 시기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대웅전의 내력을 추론해 볼 수 있는 사찰 내 각종 편액과 불상 대좌의 묵서, 그 밖에 근래 발견된 사적비와 중수기 등을 종합해 보면 17세기 후반 무렵 중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조선 말기 어려웠던 안동지역 불교계 상황을 반영하고 있으며 천장의 우물반자에 그려진 오래된 단청과 빗반자의 봉황 그림 등 뛰어난 실내 장엄도 높게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한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과 보물로 지정 예고한 안동 봉황사 대웅전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국보와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