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입국 중단에도 개방성 원칙 변화 없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외교부는 8일 정부가 예고한 외국인 무사증(비자) 입국 잠정 중단 방침이 그동안 견지해온 '개방성'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단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지역에 대한 입국금지 외에 어느 지역에 대해서도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며 "개인적 생각이지만 앞으로도 전면적 입국 금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의 2주간 자가격리 의무화가 실시된 지난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입국장에서 해외입국자들이 특별수송 공항버스 탑승 안내를 받고 있다. 2020.04.01 mironj19@newspim.com |
이 당국자는 "정세균 국무총리도 '개방성 근간은 유지하되'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이라며 "국내 확진자 중 해외에서 유입한 건이 많아 세밀한 통제가 필요하겠다는 차원에서 조치가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입국자 중 30%가 90일 이하 단기 체류 외국인인데 비자 면제를 중지하면 이런 범주의 외국인 유입이 유의미하게 감소할 것"이라며 "시설격리에 대한 부담과 의료인력 피로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우리 국민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나라에 대해 사증 면제와 무사증 입국을 잠정 정지한다"며 "불요불급한 목적의 외국인 입국 제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발 입국을 금지한 나라는 148개국으로, 이들 중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한 66개국과 무비자 입국 허용국 47곳이 이번 한국 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를 적용받게 된다.
고위당국자는 "서로 사증 면제를 해주는 미국은 (조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영국, 멕시코, 아일랜드, 슬로베니아 등의 나라도 있다"고 소개했다.
정부는 개방성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꼭 필요한 외국인 입국은 정상적인 비자 발급 절차를 통해 허용할 방침이다.
고위당국자는 "비자를 받으면 당연히 한국에 들어온다"며 "입국 자체를 봉쇄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 정책과도 맞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기업인 예외 입국이 이번 조치로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지적엔 "꼭 필요한 입국은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 하에 하고 있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의 구체적인 시행 일자를 밝히지 않았으나 멀지 않은 시점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관계부처 간 실무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며 "가능한 조속히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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