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변동성 확대로 장·단기채 격차 커져
국채 27조 발행...회사채는 전월比 절반 이하로 감소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 채권시장에서 '커브 스티프닝(Curve Steepening)'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8일 발표한 '2020년 3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말 기준 3년물 국고채 금리는 1.070%로 전월말 대비 3.4bp(1bp=0.01%) 하락했다. 1년물 국고채 금리는 0.989%로 같은 기간 무려 12.4bp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3월말 기준 만기별 국내 금리 변동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
반면 5년물 이상 장기물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5년물 국고채 금리가 11.6bp 오른 것을 비롯해 10년물(21.8bp), 20년물(28.7bp), 30년물(27.2bp), 50년물(27.3bp)도 각각 20bp 이상 급등했다. 3년물 이하 단기금리는 하락하고 장기금리는 상승하는 커브 스티프닝 현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티프닝은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상승 폭이 확대돼 향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의 기대가 반영될 때 나타난다.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에 이은 판더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선언,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금리가 강세를 보이다가 글로벌 정책금리 인하와 채권시장 안정 대책 등으로 단기금리가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월 전체 채권 발행 규모는 79조원으로 전월 대비 7조3000억원 증가했다. 국채가 약 27조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금융채(약 22조원), 통안증권(12조8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회사채 발행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신용경색 심화로 크레딧 스프레드가 가파르게 확대되면서 전월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5조1000억원에 그쳤다. 수요예측금액도 크레딧 채권 투자 심리 악화 등의 영향으로 1조2200억원(10건)에 머물렀다. 수요예측금액 대비 수요에측참여금액을 뜻하는 참여율 역시 187.9%로 2월보다 205.9%포인트 급감했다.
한편 투자자별로는 금리 변동성 증가에 따른 거래량 증가로 증권사간, 은행, 외국인, 자산운용의 채권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원화 절하에도 국채 4조8000억원, 통안채 1조원 등 총 7조7000억원을 순매수해 눈길을 끌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