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세계 최대 코로나19(COVID-19) 확진국이 된 미국에서 유독 흑인 희생자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론 일부 지역의 통계에 불과하지만 상대적으로 빈곤하고 의료 헤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흑인들의 높은 감염 사례가 입증될 경우 사회적 불평등 이슈로 불씨가 옮겨 붙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미국 내 흑인들의 높은 코로나19 피해 사례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지난 6일 루이지애나 주정부의 발표가 계기가 됐다.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코로나19 사망자한 주민 중 70%가 흑인이라고 밝혔다. 해당 지역의 흑인 인구 비율이 3분의 1에 불과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다른 지역 사례도 종합해 이 문제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위스콘신주의 밀워키의 경우 흑인 비율은 27%인데 비해 코로나19 감염자 중 흑인의 비율은 백인의 두배가 넘었다.
시카고의 경우도 흑인은 전체 인구의 3분의 1 수준인데, 코로나19 환자의 50%를 차지했다. 사망자 비율은 72%까지 높아졌다. 흑인 여성 최초 시키고 시장인 로리 라이트풋은 이에 대해 "내가 시장이 된 이후 가장 충격적인 수치"라며 말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와이코프 하이츠 메디컬 센터 직원들이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을 옮겨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YT는 다만 아직 코로나19 피해로 인한 인종별 집계가 전국적으로 취합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지역에선 흑인 피해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전문가 견해 등을 토대로 흑인 감염 사례가 높은 원인으로 이들이 상대적으로 빈곤하고, 열악한 의료 환경에 노출돼 있는 데다가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한 '자택 대기'를 할 수 없는 직업이 많은 점 등을 들었다.
미국의 공중보건 야전사령관 격인 제롬 애덤스 의무감도 7일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내 흑인들이 코로나19 위험에 훨씬 더 드러나 있다"며 우려를 털어놓았다.
CNN 방송도 이날 코로나19와 흑인 사회 불평등 문제를 집중 조명하는 보도를 주요 기사로 방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미국 내 인종 차별과 불평등 이슈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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