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3800억 잔고 모두 예탁금 전환
2016년부터 종금CMA 잔고 줄었지만
이후 당기순이익 사상최고치 매년 갱신
"실적 영향 無…내년 발행어음 진출 기대"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메리츠종금증권이 6일부터 '종금'을 떼고 메리츠증권으로 사명을 바꾼다. 증권사 중 유일하게 보유 중이던 종금업 라이선스가 지난 5일 만료됐기 때문이다. 종금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남은 잔고는 지난 3일 기준 모두 예탁금으로 전환됐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종금형 CMA 잔고는 지난 2일 기준 3815억원이었으나 지난 3일 기준 0원으로 집계됐다. 종금형 CMA 계좌수도 지난 2일 20만4501개에서 3일 0개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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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강남센터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이는 종금형 라이선스를 보유한 유일한 증권사였던 메리츠증권의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되면서 종금형 CMA에 남은 잔고가 모두 예탁금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종금형 CMA는 종금업 라이선스를 가진 종합금융사만 판매할 수 있는 단기 투자상품으로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보장이 되는 상품이다. 다른 증권형 CMA인 RP형, MMW형 CMA는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5일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됐다. 이때문에 만료 직전 영업일인 지난 3일 종금형 CMA에 남아있던 금융투자상품은 자동 매도돼 예탁금으로 전환됐다. 사명은 이날(6일)부터 메리츠증권으로 바뀐다.
메리츠증권은 1년 전부터 종금형 CMA 투자자를 대상으로 증권형 CMA로의 전환을 권고해왔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7000억원이었던 종금형 CMA 잔고는 약 3주만에 절반 가량 줄었다.
다만 종금형 CMA 계좌가 사라지기 직전까지 남아있던 3800억원 규모의 잔고에 대해서 메리츠증권 측은 "가입시점의 CMA 금리가 전환되는 CMA 금리보다 높아서 3일까지 들고간 고객들이 많다"면서 "이날부터 증권형 CMA로 전환하는 고객이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그간 예금자보호가 적용되는 종금형 CMA로 자금 조달에서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펼 수 있었다. 그러나 종금형 CMA 잔고를 점차 줄이면서도 순이익 증가폭이 계속 커졌기 때문에 라이선스 만료 이후에도 실적에 악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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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2020.04.06 goeun@newspim.com |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종금형 CMA 잔고는 2015년 최고치를 달성한 후 계속 감소 추세였다. 종금형 CMA 잔고는 지난 2012년 8191억원에서 2015년 2조3809억원으로 계속 늘었다. 그러나 2016년부터 2조2557억원으로 꺾이기 시작해 2017년 2조1317억원, 2018년 1조5176억원, 2019년 8009억원으로 점차 줄었다.
반면 메리츠증권 당기 순이익은 2016년 이후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메리츠증권 당기순이익은 2016년 2538억원, 2017년 3552억원, 2018년 4339억원, 2019년 5546억원으로 계속 늘었다.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역시 2016년 1조8783억원에서 2017년 3조3126억원, 2018년 3조4731억원, 2019년 4조193억원으로 매년 빠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아울러 내년 경에는 초대형 투자은행(IB) 대열에 합류해 자금조달력을 자기자본 2배까지 키울 수 있는 발행어음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2019년 12월말 신종자본증권 2000억원을 포함해 자기자본 4조원을 이미 달성했으나, 초대형 IB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한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어야한다. 메리츠증권의 2019년 12월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3조7843억원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종금업 만료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근거는 빼어난 실적"이라며 "종금업 비중을 최소화하고 본연의 증권업 비중을 늘린 지난해 실적에서도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종금업 라이선스 만료를 대비해 3년 전부터 사업다각화를 적극 나섰다"면서 "배당금 지급 등으로 인한 자기자본 감소 요인이 있으나 이르면 내년 중으로 초대형IB 도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