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인포데믹 막기 위해 유튜브로 소통"
"코로나19 이후 국가 방역과 국민 일상에 변화 필요"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즉각대응 태스크포스 팀장으로 상황을 진두지휘했던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정보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메르스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보가 확산되는 현상을 지켜보면서 전문가로서 대국민소통 중요성을 절감했다. 이번에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정보감염증(인포데믹) 방역 차원에서 유튜브 계정을 통해 소통에 나선 것이다.
6일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만난 김우주 교수는 "인포데믹에 대해 효과적인 치료와 예방은 전문가들이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것"이라며 "가짜뉴스가 트위터,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서 실시간으로 나오는데 이에 대한 대응은 언론 브리핑 등으로 시간차가 발생하고 있어 유튜브를 선택해 대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사진=고려대구로병원] 2020.04.06 allzero@newspim.com |
◆ 인포데믹 방역 위해 유투브·외신 인터뷰 나선 감염 전문가
김우주 교수는 국내에서 2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 2월 6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매일 오전 영상을 업로드하다가 3월 말부터는 주 3회로 횟수를 줄였다. 김 교수는 유투브 영상을 통해 코로나19와 관련한 논문을 리뷰하고, SNS를 통해 퍼지는 가짜뉴스에 대해 사실을 전달한다. 이 영상을 위해 매일 저녁 8시부터 4~5시간 동안 준비한다.
김 교수는 "생생한 얼굴과 목소리로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유투브를 선택했으며 영상 준비를 위해 국내 동향을 파악하고 외신, 최근 논문을 검토한다"면서 "외신에서도 우리나라 상황을 궁금해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는 외신 인터뷰에도 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독일, 미국, 영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프랑스, 싱가포르 등 해외 언론과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투브 소통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메르스 때 우리나라가 중국처럼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면서 "대국민 소통, 국제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고 이에 나서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 "코로나19, 30년간 경험한 가장 심각한 병"
김 교수는 코로나19를 감염내과 교수 30년 재직 중 경험한 가장 심각한 감염병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 회복 후 재활성화 등이 특징이며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다루기가 힘들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80대 이상 고령환자의 치명률이 20%에 육박하는 반면, 확진자의 80%는 경증환자라는 특징은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과 방심을 동시에 줄 수 있다.
김 교수는 "고위험군의 치명률이 높은 반면 건강한 사람들은 경증에 그치기 때문에 패닉과 방심을 동시에 줄 수 있다"면서 "이 같은 특징으로 젊은 사람들은 클럽으로 모이고 노인들은 집에만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하고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국가 방역 전략과 국민 일상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메르스 이후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면서 "우수한 전문가들을 질병관리본부에서 육성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전문가가 나서고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백신 치료제 개발, 음압시설, 건물 등 시스템을 갖춰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가버넌스를 갖추게 될 것"이라면서 "신종 감염병을 대응할 특별법을 제정해 평상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전문가를 육성해야 하며 위기 상황에는 집회를 강력히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민 일상과 관련해서는 "우리 사회는 24시간 일하고 회식하면서 바쁘게 살아왔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앞으로는 슬로우 라이프로 저녁에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개인 취미생활을 가지면서 살아야 한다"면서 "그동안 너무 밀접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개인생활, 가정생활을 확대하는 쪽으로 변화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날씨가 풀리면서 외출객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김 교수는 "4월로 넘어오면서 날씨가 좋아지니까 경각심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좀 더 일찍 멀리까지 갔다 오면 덜 붐비고 상쾌하게 다녀올 수 있는데 여의도공원에 사람들이 빼곡한 것을 보면 '저러면 안되겠다'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코로나 맵처럼 '거리두기 맵'이 개발되면 좋겠다"면서 "교통정보를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곳을 표시해줘서 더 많이 사람이 몰리지 않고 피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하는 앱이 나오면 유용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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