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협회, 대형항공사 금융지원 등 호소문 오늘쯤 발송 예정
국토부 "추가지원 확정된 것 없어"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하며 항공업계가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도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양 사 모두 자구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에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에 집중돼있는 정부의 지원을 대형항공사까지 확대해야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대형항공사에도 금융지원 등 유동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
◆ "우리도 금융지원 해 달라" 목소리 내는 대형항공사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협회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회원사들의 어려움을 취합한 호소문을 제작하고 있다. 빠르면 오늘쯤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항공협회 관계자는 "현재 내용을 다듬는 막바지 작업 중"이라며 "각 항공사가 아닌 협회 명의로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호소문에는 현재 정부가 LCC를 대상으로 한 3000억원 긴급 금융지원의 자금 규모를 확대하고, 지원 대상을 대형항공사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현재 산업은행은 제주항공 400억원, 진에어 300억원, 티웨이항공 60억원,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 각각 200억원, 300억원을 지원했다. 총 1260억원 규모다. 이달 중으로는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에 추가 지원하고, 제주항공에는 다음 달 다른 은행과 공동으로 1500억~2000억원가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형항공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비운항, 감편 횟수, 피해액 등이 LCC보다 더 큰 만큼 자신들도 금융지원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항공사 채권 발행 시 정부(국책은행)의 지급 보증도 요청할 계획이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홍콩 시위에 이어 올해 코로나19가 잇따라 발생, 재무구조 악화로 항공사 자체 신용만으로는 채권 발행을 통한 경영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호소다.
[사진=아시아나항공] |
◆ 최악 경영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국토부 "어려움 알고 있지만..."
국내 항공사 중 지난해 유일하게 영업익 흑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적자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전체 노선 가운데 90% 이상을 감편·운휴한 대한항공은 전 임원이 급여 30~50%를 반납하는 등 자구책을 시행 중이다.
앞서 지난 달 초부터는 2년차 이상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단기 무급휴가 신청을 받았으며, 중순에는 그 범위를 2년차 이하 전체 승무원으로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외국인 조종사 387명(기장 351명·부기장 36명)을 대상으로도 오는 6월30일까지 의무적으로 무급 휴가를 실시하는 한편 전 직원들의 유급휴직도 논의 중인 상황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4437억원을 낸 아시아나항공 역시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 직원 15일 이상 무급휴직, 임원 급여 60% 반납 등 비상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현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상황이 이렇자 현재 진행 중인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작업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HDC현산은 "인수 의지에 변함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인수불발설'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더욱 악화하면서 HDC현산이 인수에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렇듯 양 사 모두 정부의 지원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항공업계 지원대책을 내놨지만 생존에는 전혀 영향을 주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LCC뿐만 아니라 대형항공사에도 과감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대형항공사들을 포함해 항공업계가 요구하는 사안을 인지하고 있다"며 "(금융지원 등) 우리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 추가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