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000여명, 이날부터 강제 무급휴직
한·미, 근로자 인건비 문제 등 합의점 찾았나…이르면 1일 결과 발표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한국과 미국이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을 잠정 타결해 이르면 1일 구체적인 결과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날 강제 무급휴직에 들어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은 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지오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조합 사무국장은 1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소식을 듣고 외교부에 문의했는데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현재로서는 상황 변화가 없지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는 지난달 2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미군의 한국인 근로자 강제 무급휴직 통보 조치에 항의하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노동조합] |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지난해부터 지속해 왔으나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는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최근 협상 타결에 근접할 정도의 의견 조율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도 전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협상 타결을 위한 막바지 조율 단계에 와 있다"며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이미 협상이 잠정 타결돼 최종 승인 절차만 남아 있으며 이날 중으로 결과 발표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손 사무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가장 어려운 변수가 남아 있다"면서도 "외교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타결에) 많이 근접해 있다'고 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손 사무국장은 이어 "'협상 잠정 타결'이라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진짜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대표단이 지난해 12월 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외교부] |
만일 양국이 방위비 협상 타결 최종 단계에 진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날부터 강제 무급휴직에 들어간 일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 역시 조만간 현업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은 앞서 방위비 협상 미타결과 재원 소진을 이유로 생명·건강·안전 필수인력 4500여명을 제외한 4000여명을 4월 1일부터 무급휴직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임금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그간 한국인 근로자들의 무급휴직 사태를 막기 위해 방위비 협상에서 인건비 문제만 선타결하거나, 아니면 주한미군 자체 운영유지예산(O&M)에서 전용하는 방안을 미국에 거듭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한·미 양측은 우리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이 시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며 "이번 SMA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통해 한·미연합방위태세는 물론,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