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주한미군, 양국 장병 이동제한에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軍 "4월 중 실시→시행 여부 검토 중"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4월 중 실시될 예정이었던 한·미연합공중훈련(비질런트 에이스)가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군 당국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훈련을 연기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공군은 "한·미연합공중훈련(전투준비태세종합훈련)이 4월 중 계획돼 있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시행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9월23일 괌 앤더슨 기지에 대기 중인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같은 해 12월 6일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에 B-1B 랜서가 투입됐다. [사진=미 태평양사령부] |
비질런트 에이스는 통상 200대 이상의 한‧미 군용기가 참가하는 대규모 훈련으로 2015년부터 시작돼 매년 12월 진행됐다. 특히 지난 2017년 12월에는 미 공군 스텔스 전투기 F-22와 F-35A, F-35B를 비롯해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까지 동원됐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비질런트에이스 대신, 이를 대체하는 한국 공군의 단독 훈련인 '전투 준비태세 종합훈련'이 실시됐다. 미국도 같은 기간 개별적으로 CFTE(Combined Flying Training Event) 훈련을 실시했다. 다만 한‧미 군 당국은 조종사들의 기량 향상 차원에서 대대급 이하의 소규모 한‧미 공군훈련은 함께 진행했다.
당시 비질런트에이스가 유예된 이유는 양국 군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입장이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연말까지를 '협상 시한'으로 정해놨던 바 있기 때문에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훈련을 그대로 실시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해 훈련이 연기된 만큼 이번에는 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하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미국 국방부가 지난 13일부터 장병과 장병 가족의 한국 이동을 60일 간 금지하기로 하면서 예정대로 훈련을 실시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한미군은 지난달 25일부터 한반도 전역에 대한 코로나19 위험 단계를 '중간(Moderate)'에서 '높음(High)'으로 격상해 유지 중이며, 지난 25일에는 미국 국무부가 전 세계 여행을 금지하는 4단계 경보를 선포한 것에 발맞춰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이미 연기가 결정된 한·미연합훈련과 한·미연합해병대훈련(케이맵, KMEP)에 이어 비질런트 에이스까지 연기가 거의 확실시된 분위기다. 한·미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 비질런트 에이스의 연기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