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권 박탈에도 집회서 특정정당지지 호소 등 혐의
감염병 예방·관리법 위반 등 고발 혐의 남아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선거권이 박탈당했는데도 서울 광화문집회에서 특정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혐의를 받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 회장 전광훈(64) 목사가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날 전 목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2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0.02.24 mironj19@newspim.com |
전 목사는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면서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초 광화문광장 등에서 열린 집회와 기도회 등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확성기를 이용해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전 목사는 '오는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자유 우파 정당들을 지지해 달라'는 취지로 발언해 사전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권 없는 자의 선거운동과 사전선거운동, 확성장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 작년 10월 9일 집회에서 '대통령은 간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같은해 12월 28일 집회에서는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허위사실을 적시해 대통령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전 목사는 지난 1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의 고발장 제출로 경찰로부터 수사를 받았고 두 차례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 끝에 2월 24일 구속됐다.
그는 구속 이후 총 6번에 걸쳐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구속적부심은 피의자의 구속이 합당한지, 구속 계속의 필요성이 있는지 법원이 다시 심사하는 제도다.
검찰은 전 목사의 첫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그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한 차례 구속기간을 연장해 추가 수사를 벌였다. 전 목사의 거듭된 구속적부심 신청으로 그의 구속기간은 25일까지로 연장됐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구속됐을 경우 검찰은 10일 안에 피의자를 기소해야 하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 최대 열흘까지 한 차례 구속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구속적부심사 기간은 구속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 목사는 지난해 10월 3일 개천절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자신이 이끄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등 범보수 진영 집회에서 경찰을 폭행하는 등 참가자들의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참가자들은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하다 이를 막아서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불법행위를 벌여 46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와 관련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전 목사 사건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서울시의 집회·시위 금지 조치에도 집회를 강행하면서 서울시로부터 감영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 당한 상태다.
한편 전 목사는 앞서 2016년 선거 당시 특정 후보에 대한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발송한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 받아 선거권이 박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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