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7년 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20대 여성을 집단 강간·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 4명에 대한 교수형이 20일(현지시간) 집행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전 뉴델리 외곽에 위치한 티하르 교도소에서 처형됐다. 교도소 바깥에는 교수형 집행을 축하하려는 시민들을 살피기 위해 경찰 수백명이 배치됐다.
이날 교도소 바깥에 있던 시민 일부는 '사법부에 감사', '여성을 위한 정의'라는 문구가 쓰여진 플래카드를 들었다.
범인들은 2012년 12월 16일 오후 버스 안에서 23세 여대생을 강간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으로 넘겨졌다. 당시 버스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고 도로변에 남겨진 피해자는 싱가포르 병원으로까지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당초 체포된 성폭행범은 6명이었다. 하지만 1명은 2013년 3월 감옥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고, 나머지 1명은 체포 당시 17세로 3년간 복역하다가 석방됐다. 인도에서 청소년에 대한 최대 형기는 3년이다.
이들의 범죄는 인도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와 분노를 일으켰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사건으로 인도에서는 성폭력 처벌법이 강화됐다.
인도정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인도에서는 평균 15분마다 여성 1명이 강간을 당한다. 같은 해 여성들의 강간 신고 건수는 약 3만400건에 달했지만, 기소로 이어진 경우는 85%를 조금 넘었고, 이 가운데 유죄 판결이 내려진 사례는 27%에 불과했다.
통신은 인권 운동가들을 인용,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히 보수적인 인도에서는 성폭력 신고가 금기시 되기 때문에 이같은 정부 통계는 실상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뉴델리 외곽에 위치한 티하르 교도서 인근에서 2012년 버스 강간범 교수형 집행을 축하하는 시민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