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감염자가 지난해 11월 17일 처음 나온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한 달 이상 이른 시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현지시간) 공개되지 않은 정부 데이터를 인용, 코로나19 '0번 감염자'가 후베이(湖北)성 주민인 55세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번 보도는 추정일 뿐 0번 감염자에 대해 확신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의 초기 전파 패턴과 포착되지 않은 감염자들을 알아내면 코로나19가 가하는 위협의 규모에 대해 더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화난(華南)수산시장에 방역당국 직원이 보호복으로 무장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야생동물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난 수산시장은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된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2020.01.23 [사진=로이터 뉴스핌] |
SCMP가 입수한 비공개 데이터에 따르면, 0번 환자가 11월 17일 감염된 후 매일 1~5명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했고 12월 15일에 총 감염자는 27명으로 늘었다. 이어 12월 17일부터 감염자가 하루 두 자릿수로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20일에는 총 감염자가 60명에 이르렀다.
후베이성의 의사 장지셴이 중국 보건당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을 보고한 것이 12월 27일이다. 이어 지난해 말일에 감염자가 266명, 다시 올해 1월 1일에는 381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지난 1월 5일 우한 위생건강위원회가 '원인 불명의 폐렴 사례'가 59건 발생했다고 보고한 것과 큰 차이가 난다. 그 때까지만 해도 우한 위건위는 사람 간 전염 사례나 증거가 없다고 단정지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웹사이트에는 중국 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12월 8일 확인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WHO는 자체적으로 전염병을 추적하지 않고 각국이 제공하는 정보를 그대로 반영한다.
SCMP는 중국 의사들의 진술을 종합한 결과 우한 의료계가 12월 말까지 코로나19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의사들은 12월 말이 되어서야 의심 사례로부터 샘플을 수집하기 시작했으나 중국 관료주의에 막혀 종합적인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시 우한 병원의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전염병의 존재를 알렸으나 당국에 의해 묵살당하고 처벌까지 받았다. 그는 결국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중국의 국가적 대응은 이로부터 또 한 달 여가 지난 1월 20일이 돼서야 이뤄졌다. 당시 중국 호흡기 질병 관련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사람 간 전염이 있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초기에 감염병 발생과 당국의 은폐 조치를 폭로했던 중국 의사 리원량(李文亮·34)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우한중앙병원 입구에 놓여 있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로 2월 6일 오후 사망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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