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매체 "김정은, 평양 비운지 오래…감염 위험 극도로 경계" 주장
조진구·임재천 "코로나19 때문이라도…계속 평양 비우기 어려워"
안찬일 "김정은, 통치 공백 우려 없어…동해안 피신 가능성 충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평양을 비우고 계속해서 동해안에 머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평양서 떨어진 외진 곳으로 피신해 있다는 관측도 곳곳에서 나온다.
북한 대외선전매체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강원도 원산에서 군 합동타격훈련 시찰했다. 이후 지난 2일 원산 인근, 9일에는 함경남도 선덕 단거리 발사체 발사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열흘 넘게 수도 평양을 떠나 동해안에서 군사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를 일주일 만에 방문해 화력타격훈련을 또 지도했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2020.03.10 noh@newspim.com |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당장 평양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낮다고 예상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1인 독제체제임을 감안할 때, 인구 밀집도가 높고 외국인이 많은 평양에 머무는 것을 꺼려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렸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지만 시간과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확대회의도 평양 이외의 지역, 더 이른 시점에 회의가 열렸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1일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을 비운지 오래됐다"며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북한의 전선 장거리포병부대 화력타격훈련 모습. 북한 매체는 발사체의 세부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기사와 함께 게재한 사진을 보면 차륜형 이동식발사대(TEL)에 발사관 4개가 식별됐다.[사진=조선중앙통신] |
◆ 전문가들 "확대해석 경계" vs "피신했을 가능성 있어"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김 위원장의 피신설은 확대 해석이라는 측과 피신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일정 기간 평양을 떠나있는 게 코로나19 때문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확대해석"이라며 "지난 2일과 9일에 이어 추가 발사체 발사 현장에 김 위원장이 나타날 수 있지만 계속해서 코로나19 때문에 평양을 비워둔다는 관측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도 "코로나19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예를 들어 평양에 인구가 너무 많아서 피신해있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며 "왜냐하면 북한 최고지도자의 숙소는 대중들과 많이 떨어져 있고 심지어 엘리트들과도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안찬일 세계연구소장은 "북한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군중이 참가하는 '1호행사'를 모두 중단했다"며 "은둔하고 있다고 해서 통치권에 공백이 오는 것도 아니니까 (피신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안 소장의 분석처럼 최근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 3일 김여정 제1부부장 명의의 첫 담화가 나온 것은 "그가 실질적 '2인자'로서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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