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며 11일 세계증시가 아시아장까지 부진한 양상을 보이다가 영국의 긴급 금리인하 소식에 경기하강에 대한 글로벌 공조 기대감이 되살아나며 유럽장부터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영국 영란은행은 11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또한 새로운 양적완화 조치는 내놓지 않았지만, 은행들의 경기대응완충자본 비율을 1%에서 제로로 인하하고 새로운 중소기업 대출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 지수가 2.67% 상승하고 있으며, 영국과 독일 증시도 2%를 훌쩍 넘는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장에서 1.2% 하락했던 미국 주가지수선물도 유럽장 들어 일시 반등했다. 다만 이내 상승 동력을 잃고 1% 이상 급락하고 있다.
유럽증시의 블루칩 지수인 스톡스50 지수 11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경기부양 약속에 뉴욕증시는 상승 랠리를 펼쳤으나, 이내 이에 대한 회의론이 퍼지며 이날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1.05% 하락 마감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는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공화당 상원의원들과의 비공개 오찬에서 연말까지 급여세율을 0%로 인하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의원들이 이 제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관련해 1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브리핑 장소에 등장하지 않은 것도 트럼프가 약속한 경기부양책이 현실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급여세 감면을 비롯한 경기 부양책을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연방의회 의사당 방문 일정만 소화한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 이어 영란은행까지 긴급 금리인하를 단행하자 이제 시장의 압력은 유럽중앙은행(ECB)으로 옮겨갔다. ECB는 12일 정책회의를 연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닐 드웨인은 "공중보건 위기 시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것은 금리인하를 통해 은행들의 족쇄를 풀어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전일 종가 기준 세계증시는 최근 폭락장에서 시가총액이 8조1000억달러 증발했다.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지난달 12일에 기록한 고점에서 15% 이상 하락했다.
외환시장에서는 파운드가 영란은행의 금리인하 발표 직후 미달러 대비 하락했다가 0.5% 가량 반등하고 있다. 유로 대비로는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 상승이 재개돼, 달러가 엔과 스위스프랑, 유로 대비 상승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7129%로 지난 월요일에 기록한 0.3180%에서 두 배 이상 오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 10년물 수익률도 상승 중이다.
상품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에게 증산 지시가 내려졌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35달러95센트로 3.41%,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33달러16센트로 3.49% 각각 하락 중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간 감산 합의가 무산되면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경쟁적 증산에 나선 가운데, 아람코는 사우디 에너지부로터 증산 지시를 받았다며 지속 가능한 산유 능력을 일일 1200만배럴에서 1300만배럴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11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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