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중대본, 경찰에 코로나 관련 473명 소재파악 요청
경찰 "97% 찾았지만 성별·나이 없는 경우 많아 진땀 뺀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국내 입국 외국인에 대한 소재 파악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하루 평균 10명 이상에 달하는 외국인의 소재 파악에 나서고 있지만 거주지와 연락처 등 관련 정보는 물론 성별이나 나이도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중에는 코로나19 관련 외국인 위치이동 및 동선 관리에 대한 오해와 억측, 소문과 괴담이 난무하고 있다.
뉴스핌이 12일 경찰청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등에 취재한 결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21일부터 3월6일까지 경찰에 소재 파악 요청이 들어온 외국인은 총 473명으로 파악됐다. 하루 평균 10.2명꼴로 경찰이 감염의심 외국인 찾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달 27일부터 전국 18개 지방경찰청과 255개 경찰서에 '코로나19 신속대응팀'을 편성, 감염의심자에 대한 소재 파악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중대본 등에서 감염의심자에게 연락을 시도한 후 끝내 연락이 닿지 않으면 경찰에 소재 파악을 요청하는 식이다.
내국인 소재 파악의 경우 수사, 형사, 정보 부서 등에서 담당하는 반면, 외국인의 경우 외사 부서에서 맡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경찰은 소재 파악을 요청받은 외국인 473명 중 459명(97.0%)을 찾아냈다.
[사진=경찰청 본청] |
외국인 소재 파악 대상자는 대부분 중국 우한을 거쳐 한국으로 입국한 이들이다. 정부가 지난달 4일 우한을 통한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했지만, 우한에 체류했다가 중국 내 다른 지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국내 입국한 외국인들의 소재 파악 요청도 늘면서 경찰의 움직임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특히 연기됐던 대학교 개강일이 다가오면서 중국인 유학생들도 속속 한국에 들어오는 등 국내 입국 외국인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서울에서만 하루에 10건 이상의 외국인 소재 파악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요청 대상자는 대부분 중국인이지만 중국을 경유해 들어온 외국인들 중에서도 감염의심자는 지자체 등의 요청에 따라 경찰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동이 잦은 여행객이나 국내 정보가 전무한 외국인의 경우 소재 파악을 위한 단서가 없어 경찰도 진땀을 빼고 있다. 더욱이 국내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하지 않거나 자국에서 발급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추적이 쉽지 않다. 신원이 불분명한 밀입국자의 경우 범죄자보다 찾기 어렵다고 한다.
모 지방경찰청 외사 관련 부서 직원은 "적을 때는 하루 3~4명, 많을 때는 20명까지도 소재 파악 요청이 들어온다"며 "어느 숙박업소에 묵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서둘러 찾아가도 막상 떠난 뒤인 경우도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성별이나 나이, 국적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조차 파악되지 않은 외국인에 대한 소재 파악 요청도 문제다. 지자체나 중대본에서 감염의심 외국인의 기본적인 신원을 확보하지 못한 채 소재 파악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경찰 내부에서는 업무 부담이 적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서울 일선 경찰서 소속 직원은 "보건당국이 경찰에 외국인 소재 파악을 요청하는 경우는 거의 아무런 정보가 없을 때인 경우가 많다"며 "외국인의 경우 내국인을 찾는 것보다 발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데 정보까지 제한적이다 보니 소재 파악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경찰청 외사국 관계자는 "보건당국 등으로부터 요청받은 대부분 외국인의 소재 파악을 완료했고 나머지 14명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행방을 찾고 있다"며 "국외에서 코로나19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정부 기조에 발맞춰 경찰에서도 감염의심 외국인들에 대한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