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 지난 달 택배물량 5~1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
비대면 택배 수령도 확산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 "요즘 쇼핑하러 밖에 나가는 사람도 있나요?" 서울 노원구에 사는 A(40) 씨는 저녁마다 인터넷 쇼핑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 중인 A씨는 당분간 사람이 많이 모이는 마트, 백화점을 찾는 대신 인터넷으로 생필품 등을 구매하기로 했다. A씨는 "보통 택배가 오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매일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있다"며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대면접촉이 많은 마트에 가는 것은 아직 불안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택배업계가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재택근무자가 늘고, 주말에도 외출을 삼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가 확산해서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택배업계의 '불편한 호황'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택배업계, 지난 달 5~10% 물량 증가
9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한 지난 달 택배 물량이 평상시 대비 약 5~10%가량 증가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달 택배 물량이 몰리는 월요일과 화요일(3일,4일/10일,11일) 물동량을 평시와 비교한 결과 하루 평균 10만개~20만개가량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시 180만~190만개의 물량을 처리하는 것에 비춰보면 최소 5~10%가량 증가한 셈이다.
같은 달 17일~29일 기준으로도 증가세는 이어졌다. 하루 평균 8만개 정도의 물량이 늘어 약 6%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한진 역시 지난 달 초중순 택배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늘은 것으로 자체 파악하고 있다.
(주)한진 관계자는 "2월 전체 물량 증가 추이는 다음 주 정도 되면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택배 물량이 늘어난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 1위 CJ대한통운은 "코로나19로 인해 실제 물량이 늘어났는지 정확한 확인은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CJ대한통운 택배 배송 문자 메시지 캡처. 2020.03.06 iamkym@newspim.com |
◆ 택배 수령도 '비대면'으로....'사회적 거리두기' 확산
택배업계는 1인가구, 맞벌이가구 등의 증가로 기존에 비대면 배송이 늘어나는 추세가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공고해졌다고 전했다.
업체들은 고객은 물론 택배기사들의 안전 확보 차원에서 코로나19가 잦아들 때까지 최대한 비대면 배송 정책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월 말부터 "고객님들과 택배기사의 안전을 위해 비대면 배송을 실시할 예정이니 고객님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문구를 홈페이지와 문자를 통해 공지하고 있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지정된 장소에 배송, 대면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주)한진 역시 기존에 고객들이 택배 수령 방식을 선택하도록 했던 것을, 지난 달 초부터 전면 비대면 수령으로 변경했다.
(주)한진 관계자는 "대면 수령을 원한다고 의사를 표현한 고객들의 문의나 접수는 현재까지 없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령 방식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면접촉을 피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하고 택배를 이용하기 때문에 택배 수령도 비대면을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코로나19가 잦아들기 전까지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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