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관찰 환자 1099명 중 83% 림프세포 감소
발열 이외 증상, 분변 전파, 핵산 검사 부정확성 주의해야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에서 대규모 임상 자료가 축적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늘어나고, 대응 방법도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 전염병 권위자 중난산(鐘南山) 공정원(工程院) 원사(院士·최고 권위자)가 이끄는 연구팀이 1000여 명의 코로나19 환자 임상 자료를 기초로 진행한 연구 논문이 전염 경로와 진단 방법 등에 대한 보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해당 논문은 유명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됐다.
베이징르바오(北京日報)에 따르면, 이 논문은 중난산 원사 연구팀이 2019년 12월 11일부터 2020년 1월 29일까지 중국 전역 30개 지역 552개 병원의 1099개 코로나19 임상 특징을 총정리해 작성한 것이다.
연구 결과 관찰 대상 코로나19 환자의 84.3%가 경증이었다. 치명률은 1.4%로 집계됐다. 중국 국가위생보건위원회가 밝힌 치명률은 2.3%다.
발열 증상을 기준으로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임상 연구 결과 초기에는 열이 없는 확진자도 많았다. 연구 대상 환자의 56.2%는 입원 당시 발열 증상이 없었다. 이후 증상이 악화되면서 전체의 88.7%가 발열 증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로 볼 때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단하라 때 발열 증상 이외의 특징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화기 계통을 통한 전염 가능성도 확인했다. 홍콩을 중심으로 이슈가 됐던 '분변-구강 전염설'이 실제로 발생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오염된 하수로도 인한 전염 가능성을 예방하는 데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산검사의 부정확성 가능성도 확인했다. 다수의 환자가 핵산검사에서 코로나19 감염 음성으로 판정됐지만, 임상증상이 나타나 입원을 한 사례가 많았다. 이들 환자는 핵산검사에서 음성이 나타났지만, 영상학 소견에서 이상이 확인됐다. 실제로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핵산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된 환자 가운데 경증 환자는 17.9%, 중증 환자는 2.9% 였다.
상당수 코로나19 환자에서 림프세포가 줄어드는 점도 특징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 환자 가운데 83.2%에서 림프세포 감소 증상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림프세포 공격 메카니즘을 규명하는 것이 향후 환자의 면역기능 회복과 치료효과를 향상시키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난산 연구팀의 이 연구 보고서는 NEJM에 실린 후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베이징르바오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 앤서니 퍼치(Anthony Fauci) 등 여러 전문가가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은 중난산 연구팀의 코로나19 임상 연구 보고서가 이번 전염병의 중요한 특징을 규명했다고 평가했다. 앤서니 퍼치 교수 등은 중난산 연구팀의 논문을 통해, 코로나19가 결국 계절성 독감(치명률 0.1%) 혹은 세계적 독감 유행(1957년과 1968년 발생) 사태와 비슷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사스와 메르스와 같이 치명률이 높은 유행병과는 다른 유형으로 판단했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