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세종청사 입찰 결과 20개 대형사 몰려
한은 통합별관 공사 이래 최대어..1700억원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먹거리'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행정안전부의 세종신청사 건립공사 입찰에 대거 몰렸다. 한국은행 통합별관 시공권을 두고 법정 분쟁을 벌였던 삼성물산과 계룡건설산업의 '리턴 매치'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마감된 정부세종청사 신청사 건설공사 입찰 결과 총 20개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했다.
정부세종 신청사 조감도 [제공=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에서만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6개사가 지원했다. 여기에 ▲한화건설 ▲태영건설 ▲계룡건설산업 ▲코오롱글로벌 ▲금호산업 ▲두산건설 ▲한라 ▲신세계건설 ▲삼호 ▲쌍용건설 ▲KCC건설 ▲서희건설 ▲한진중공업 ▲대보건설 등 대형건설사 14곳도 출사표를 던졌다.
세종시 어진동 중심행정타운 내 중심부에 들어서는 신청사는 연면적 13만4488㎡,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다.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에서 제시한 추정가격은 1763억원. 공공건축공사 중에는 지난 2017년 7월 발주된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공사(2673억원) 이후 가장 규모가 크다.
한국은행 통합별관 시공권을 따낸 계룡건설은 이번에도 가장 낮은 가격을 써냈다. 1485억원으로, 투찰율은 78.03%다. 이어 쌍용건설과 롯데건설이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건설사는 삼호(1573억원)다.
한국은행 통합별관 시공권을 놓고 계룡건설과 법적 분쟁을 벌였던 삼성물산도 한은 입찰 이후 3년여 만에 공공건축시장에 복귀했다. 삼성물산이 써낸 금액은 1492억원으로 투찰율은 78.38%다. 20개 건설사 중 14번째로 낮은 금액이다.
삼성물산은 한국은행 통합별관 입찰 당시 계룡건설이 입찰예정가 2829억원보다 높은 2832억원을 제시하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감사원은 예가 초과 입찰은 잘못됐다며 조달청에 해결방안 마련을 통보했고, 조달청은 기존 입찰을 취소하고 새 입찰을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계룡건설이 해당 조치는 부당하다며 신규 입찰 진행중지 가처분소송을 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시공권을 유지했다.
세종 신청사 입찰방식은 종합심사낙찰제로, 입찰금액뿐만 아니라 공사수행 능력, 사회적 책임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공사품질 제고를 위해 숙련된 기술자를 현장에 배치하는 업체와 해당공사의 전문성이 풍부한 업체가 높은 점수를 받는다. 중소기업, 해당 지역업체와도 계약을 체결해 상생에 기여했는지도 평가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공공건축공사는 리스크가 큰 해외 플랜트사업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주택사업과 달리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다"며 "1000억원대 대형 공사는 신규 수주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 신청사는 지난해 2월 세종시로 이전해 임시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는 행안부가 입주할 예정이다. 최종 심사를 거쳐 이달 중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완공 예정일은 2022년 8월이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