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위원장 "정부, 추경 편성 방침에 동의"
기재부 "필요사업 취합 중…조만간 규모 확정"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메르스 당시 투입된 금액을 뛰어넘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20일 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해 "당장 돈이 있는 것(본예산)을 쓰고 필요하면 재정보강이나 단계적 기금운용계획 변경이나 그 이후에 또 필요한 대책을 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상황을 보고 판단하도록 하겠다. 모든 옵션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전경 [사진=기획재정부] 2020.01.14 dream@newspim.com |
이는 그간 추경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정부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비롯해 기재부는 "추경 편성을 검토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어왔다. 이미 편성된 방역예산과 예비비를 최대한 사용하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후 국회를 중심으로 추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민주당에서는 정부의 추경 편성을 공식화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재난안전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회 출범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민주당의 추경방침에 동의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타임테이블이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전날(23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추경 편성 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이 추경 편성을 강하게 요청했고 정부도 이러한 방침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 편성이 가시화되면서 규모를 놓고도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권 내부와 증권가에서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추경 규모가 11조6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해 이번 추경에서 최소 15조원은 편성돼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때 11조였으니 (경제 파급효과를 감안해)그보다는 커야하지 않겠냐는 차원에서 (15조원이)언급된 것"이라며 "민주당에서는 최대한 빨리 집행하기를 원하고 있고 야당도 필요한 사업에 대해서는 추경 편성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메르스 사태 때 정부는 세입부족 보전분 5조6000억원을 포함해 11조6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이 중 메르스와 관계된 직접 대응 추경은 2조5000억원이었으며, 나머지는 가뭄·장마대책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투입됐다. 추경안은 제출 18일만에 국회에서 의결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메르스 사태 등 과거의 사례를 기준으로 11조6000억원 보다는 조금 넉넉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감염병 확산이 지속되면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내수위축되는 효과가 있다. 과거보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도 커졌기 때문에 그때보다는 많게 해놔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1차적으로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나 가계를 치료하는 데 사용해야 하고, 2차적으로 피해를 보는 업종들이 어려운 기간을 넘기는 데 드는 비용에 투입해야 한다"며 "어느정도 잦아든 다음에는 소득보전이나 소비쿠폰 등 소비진작 사업에 투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추경이 10조원을 넘기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메르스 사태 당시 세입부족 보전분이 5조6000억원, 가뭄 및 장마대책 예산 8000억원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추경은 금액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은)코로나19 대응 사업들을 찾아가면서 봐야한다"며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산업통상자원부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필요한 사업을 취합해 규모를 협의할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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