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첫회 5%대에서 19.9%라는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24일 목동 르비제에서 열린 '스토브리그'의 종영 기자간담화에서 이신화 작가와 정동윤PD가 드라마를 마친 소회를 밝혔다. 이 작품은 회를 거듭하며 탄탄해진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 덕에 흔치 않은 스포츠 장르 드라마임에도 성공을 거뒀다.
이 작가와 정PD는 "시청률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정PD는 "시끄러운데서 읽었는데도 4부까지 몰입감있게 단숨에 읽었다. 대본에서 힘이 느껴졌다. 스포츠 드라마가 성공하기 어렵고 잘 만들어도 욕먹었던 게 있어서 도전이었다. 작가님을 처음 만나고 확신이 들었다. 걱정하지 않고 쓰신 것만 잘 표현하면 되겠더라"면서 "만나자마자 신뢰감을 느꼈다. 그 후로도 저희끼리 소통이 잘 돼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작품의 성공 비결을 짚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스토브리그' 이신화 작가와 정동윤PD [사진=SBS] 2020.02.24 jyyang@newspim.com |
이 작가는 뜨거웠던 시청자들의 반응을 두고 "실제 사례가 반영됐다고도 많이 얘기해주시지만 구성을 할 때는 어떤 사건보다는 스토브리그 기간에 마땅히 해야 할 것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드림즈라는 가상의 구단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백승수는 어떻게 해나갈지 생각했다. 다큐라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철저히 드라마로 썼다. 실제 사건을 참고하기보다 스토브리그 기간에 해야 할 일, 거기 맞서는 드림즈와 백승수의 태도에 초점을 맞췄다. 보시는 분들이 실제 사례를 많이 가져오셔서 저도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일부 모티브를 얻은 인물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강두기(하도권)는 긍정적인 이미지의 결정체"라며 "양현종과 구로다 히로키(히로시마 카프 투수)를 섞어서 만들었다. 두 분 다 멋있고 팀 사랑이 가득한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임동규(조한선)를 두고는 "이대호, 김태균 선수 등이 거론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두 분은 상상도 안 했다. 임동규의 모티브는 뼈대도 없다. 이대호와 김태균 모두 훌륭한 선수들이고 팀의 중심이라 임동규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작가의 '스토브리그'는 2016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이후 제작되기까지 4년이 넘게 걸렸다. 그는 "아쉬웠던 점은 하나도 없었다. 제 능력이 출중해서가 전혀 아니다. 제 능력은 이미 쥐어 짠 것 같다. 제가 낼 수 있는 최대의 결과였다"면서 "가장 좋았던 건 처음 기획한 결말을 완수할 수 있었던 거다. 더 좋은 건 많은 좋은 분들을 만났고 앞으로도 이 필드에서 계속해서 소통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생겼다는 것"이라고 차기작을 기대하게 했다.
정 PD는 "캐스팅은 신의 한 수였다"면서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저도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선수 역으로 나온 분들조차 야구의 야자도 모르는 배우도 있었고 몸이랑 연기를 같이 해야 하는 거라 힘든 게 많았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스토브리그' 이신화 작가와 정동윤PD [사진=SBS] 2020.02.24 jyyang@newspim.com |
특히 백승수 역의 남궁민을 언급하며 "솔직한 편이라 어려움이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저와 얘기하고 거짓없이 다 드러내기 때문에 걱정할 게 없었다. 오히려 더 얘기해주는 게 본인은 더 좋다고 해서 편했다. 은연 중에 저와 비슷한 면도 있었다. 저한테 너무 편하게 다가와줘서 좋았고 어떤 디렉션이든 받아줬다"면서 "연출자로 맞춰가기는 가장 이상적인 분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작가 역시 "남궁민 배우는 장점이 많았다. 백승수라는 캐릭터는 가장 공들였고 성패가 달려있는 인물이었지만 저조차도 어려웠다"면서 "남궁민씨가 연기하는 걸 보면서 '백승수가 이런 캐릭터였구나' 하고 이해한 면도 있었다. 작품 현장에서도 온화한 태도로 유지해주시고 굉장히 스마트한 면이 있다. 작품관을 이야기할 때 저를 뜨끔하게 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극중 이세영 팀장(박은빈)을 두고도 화제가 많았다. 이 작가는 "백승수 단장을 보고 야구와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단장을 할 수 있느냐 한다. 이세영 팀장은 여자가 어떻게 야구 팀장을 하냐더라. 하지만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더 놀라울 때가 많기에 문제가 안됐다. 극적 허용을 좀 폭넓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PD는 끝으로 "백승수가 굉장히 판타지적인 사람이다. 우리도 그런 사람일 수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 부당한 조치에 부딪힐 때 조금씩 헤쳐 나간다면 우리는 다 그처럼 될 수 있을 거다. 물론 혼자 힘으로는 안되고 다같이 해나갈 수 있다는 게 우리 드라마의 메시지다"라고 강조했다.
이 작가는 "다양한 드라마를 하고 싶다. 감독님과 제가 주짓수를 다른 곳에서 각자 수련해본 경험이 있더라. 감독님이 농담으로 주짓수 드라마 하자고 한다"면서 새로운 스포츠 드라마를 조심스레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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