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윤건영 이어 민병두·홍익표도 거들기 시작
민병두 "남편과 부인의 역할분담, 생각해 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4·15 총선을 앞두고 여권 내에서 위성정당 논의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친여권 인사가 자발적으로 '비례민주당' 등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만든다면 이를 용인하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 주변에서 위성정당 논의를 먼저 꺼낸 이는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무소속 의원과 윤건영 전 청와대 정기획상황실장이다.
지난 20일 손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손혜원 TV'에서 당 외곽에서 민주당을 위한 비례정당을 만드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KDB 넥스트 라운드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9.12.11 leehs@newspim.com |
이번 총선에서 서울 구로을에 출마하는 윤 전 실장도 라디오에 출연해 비슷한 언급을 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원칙의 정치가 꼼수 정치를 이긴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민심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실장은 이어 "만약 그런 비상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들어서는 당 중심부에서 재차 비례민주당 논의에 불을 지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24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지금 정치전문가인 관병들끼리 싸움인데 민병대가 나설 수는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이어 "일반 시민들이 나서서 민병대가 돼가지고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보수세력한테 원내 제1당을 넘겨주는 건 도저히 안 되겠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민주당은 비례후보를 내면서 위성정당도 만들어 비례후보를 내고 남편과 부인의 역할분담, 아들과 딸의 역할분담을 호소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비례정당 창당을 용인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신장식 정의당 법률지원단장 변호사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미래한국당 등록무효 헌법소원 심판청구서 제출 관련 브리핑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0.02.24 pangbin@newspim.com |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정당 창당은 굉장히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이분들이 하시겠다고 하면 우리가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그 동안 맹렬히 비난했다는 점 때문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지난해 '4+1 협의체' 합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점도 부담이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탄생할 경우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이나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 문제 등도 복잡하게 얽힐 전망이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전략위는 당연히 우려에 대한 점검을 해야 되고 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여러 차례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적 있었다"고 전했다.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