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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아시아의 병자' 중국 왜 이런 조롱을...

기사입력 : 2020년02월20일 15:40

최종수정 : 2023년10월25일 13:23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1972년 제작돼 세계적으로 히트한 이소룡 주연 '정무문(精武門)'은 난징조약의 산물인 상하이 조계의 풍경을 통해 패전의 결과가 중국인들에게 어떤 수치와 모욕을 안겨줬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정무문에서 일본인 홍구무도장(倒起流 일본유도) 사람들이 희희덕거리며 정무문 도장에 던져놓고 간 액자속의 네 글자 '東亞病夫(동아병부, 아시아의 병자)'는 서방세계가 당시 무기력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중국에 붙여준 별명이었다. 

청나라 말 서구 열강은 아편에 쩔어 신체가 쪼그라들고 정신이 혼미해진 중국인들을 일컬어 아편귀신이라고 조롱했다. 1896년 한 영국인은 상하이서 발간한 영문잡지에서 이런 중국인을 'Sick man of East Asia' 라고 표현했고, 나중에 이는 사상가 양계초에 의해 '동아병부'로 번역돼 중국사회에 알려졌다. 박진감 넘치는 무술 영화 정무문은 치욕의 중국 근대사를 상징하는 바로 이 '아시아의 병자'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영화 정무문의 주인공 천전은 서방 세계(일본)의 동아 병자 조롱에 대해 천하제일의 정무문 권법, 사람의 혼을 빼는 미종권과 쌍절곤으로, 중국인이라면 어느누구나 통쾌해할 강력한 응징을 가한다.

중국을 '아시아의 병자'라고 폄훼하는 얘기가 약 10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또다시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 세기가 넘는 시차가 있지만 과거와 똑같이 중국을 업신여기고 손가락질 하는 내용의 이 말은 이번에도 서방세계로 부터 나왔다.

2월 3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은 한 학자의 컬럼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언급하면서 '정말로 중국은 아시아의 병자'라고 꼬집었다. 중국 당국은 발끈했고, 언론과 네티즌 사회도 분노로 들끓었다. 중국은 혐오와 인종 차별적 논조로 중국을 악의적으로 공격 비난했다며 신문사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 측으로 부터 별 반응이 없자 중국은 19일 이 신문사 중국 특파원 3명에 대해 '상주 기자증'을 취소했다. 기자증이 취소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장기 거류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추방 조치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이같은 처분에 대해 중국은 자국 외신기자 사무 관련 법규정과 국제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누구든 관점에 따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얼마든지 중국을 비판할 수 있고 대응 노력이 선진 시스템에 부합하지 못한 점도 신랄하게 꼬집을 수 있다. 이는 매우 온당하며 언론의 사명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하지만 '아시아의 병자'라는 말에는 이성적이지 못한 비난이 담겨있다. 많은 중국인들은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를 보면서 영화 정무문 속 '동아 병부'의 치욕을 떠올렸을지 모른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 나라에도 국격이 있다. 중국을 '아시아의 병자'라고 표현한 것은 사람으로 말하자면 신체나 성격의 특정한 약점을 들춰내 인신공격을 일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잘못을 바로잡아 개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비난을 위한 비난, 악의적인 공격에 다름없다.

중국 성어 중에 '스우지단(肆无忌惮)'이라는 말이 있다. 절제가 없이 방자하고 제멋대로 인 것을 의미한다. 그런 태도하에서 도를 좀 넘는 듯한 '아시아의 병자'라는 표현이 나왔을지 모른다. 하지만 힘이 있다고 함부로 '스우지단'하는 행위는 누구에게도 허용되지 않는다. 서방의 힘센 나라들 뿐 만 아니다. 주변국과 세계에 대해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중국 역시 마찬가지임을 명심해야 한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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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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