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기준 없는 속눈썹펌제 개선 방안 마련해야"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속눈썹 연장 효과를 낼 수 있는 '속눈썹펌'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판매 중인 속눈썹펌제 17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유해물질인 치오글라이콜릭애씨드'가 0.7~9.1% 검출됐다고 18일 밝혔다.
속눈썹펌제 치오글라이콜릭애씨드 시험결과. [표=소비자원] 2020.02.18 nrd8120@newspim.com |
치오글라이콜릭애씨드는 의약품과 농약 등 화학물질 합성 시 사용되는 성분으로, 주로 퍼머넌트웨이브·헤어스트레이트너 제품, 염모제, 제모제 등 일부 용도의 제품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이 허용돼 있다.
치오글라이콜릭애씨드에 민감한 소비자가 속눈썹펌 시술을 받을 경우 피부에 물집이 생기거나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심하면 습진성·소포성 발진이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국내에서 해당 성분의 사용 기준이나 규격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는 속눈썹펌 제품을 화장품으로 분류하고 치오글라이콜릭애씨드를 '급성 독성' 및 '피부 자극성'이 있는 물질로 따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용 제품에만 해당 성분의 허용 함량을 최대 11%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원이 조사한 17개 제품 모두에서 EU가 정한 허용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지는 않았다.
실제 '전문가용'으로 기재된 11개 제품의 치오글라이콜릭 함량은 EU와 캐나다의 허용 기준 이내였다. 전문가용인지 여부를 표시하지 않은 6개 제품에서도 1.4~8.1%로, 허용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쉽게 제품을 구입해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기준치 등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또한 속눈썹펌제의 표시 실태 조사에서는 17개 제품 중 94%에 해당하는 16개 제품이 '사용 기한이나 개봉 후 사용 기간' 등을 적지 않고 있었다.
11개 제품은 '사용 시 주의사항'을 한글로 기재하지 않았다. 다만 이 중 8개 제품은 표시 의무 대상이 아닌 10㎖(g) 이하 제품이다. 현행 화장품법에 따르면 내용량이 10㎖(g) 이하인 화장품은 '사용 시 주의사항'을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치오글라이콜릭애씨드와 같이 사용상 제한이 필요한 성분이 포함된 제품의 경우 소비자가 안전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사용 시 주의사항의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