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사 주식거래 비중, 키움증권 1위…거래량 기준 30%
대형 증권사 모두 수수료 무료인데…키움은 반년 무료에도 1위
다양한 기능 설정 가능해 스피드·자유도 높인 것이 핵심
카카오의 장점인 단순한 인터페이스와 차별점 분명해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연내 '카카오페이증권'의 등장 예고에 브로커리지에 강점이 큰 키움증권의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형 증권사의 '무료 수수료' 공세에도 주식거래 비중 1위를 지켜낸 키움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영웅문'이 카카오와 전혀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데 주목한다.
10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한해 동안 증권사 주식거래 비중(M/S)은 거래대금 기준으로 키움증권이 19.77%로 1위다. 뒤를 이어 미래에셋대우(11.97%), NH투자증권(6.53%), 한국투자증권(6.36%), 삼성증권(6.19%), KB증권(4.85%), 신한금융투자(4.59%) 등이 주식거래 비중 상위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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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2020.02.10 goeun@newspim.com |
거래량 기준으로는 키움증권의 비중이 더 압도적이다. 거래량 기준 증권사 주식거래 비중은 키움증권이 29.49%로 약 30%에 달한다. 이어 미래에셋대우(13.39%), NH투자증권(7.40%), 한국투자증권(6.56%), 삼성증권(6.11%), KB증권(5.56%), 신한금융투자(4.23%) 순이다.
키움증권은 2005년부터 15년 연속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이 성적은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주식거래 수수료를 무료화 하고 있는 가운데 키움증권은 수수료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결과라 더 놀랍다. 주식거래 수수료는 증권사 간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0.015%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비대면 다이렉트 계좌의 신규와 휴면 해제 고객에 대해 2025년까지 주식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하고 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는 신규 고객에게 국내주식 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해준다. KB증권은 10년 무료 이벤트를 실시중이다.
키움증권도 신규 고객에 대한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하고 있으나 다른 증권사처럼 평생이나 5년 이상이 아닌 6개월 한시 적용 이벤트다. 비대면 계좌의 경우 6개월, 은행이나 영업부 개설 계좌의 경우 3개월 간 수수료가 무료다.
투자자들이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을 선택하는 이유는 키움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영웅문' 때문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영웅문은 지난 2001년 런칭해 국내 온라인 주식거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영웅문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이 자신의 이용패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자유도를 높인 것이다. 지속적인 기능 추가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확장성이 좋고 계속해서 진화하는 특징을 가졌다. 런칭 이후 고객의 목소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수렴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이용자 수를 늘렸다.
특히 사용자 설정으로 주문의 스피드를 높인 '쾌속주문'은 키움증권이 가장 먼저 시도한 기능으로, 각종 주문 기능 옵션을 제공해 자신의 성향에 맞는 주문이 가능하다. 또 종목검색 속도를 높인 '초성검색', 업계 최고 스피드의 '차트기능' 등도 장점이다. 최근에는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간편인증 시스템도 도입을 추진중이다.
최근 키움증권은 카카오페이증권의 등장에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카카오페이증권이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무기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부터 공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이 장기적으로 위협받지 않겠냐는 예상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대주주 적격성을 인정한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키움증권 주가는 장중 5% 급락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달 22일 8만1600원에서 이날 7만3900원까지 약 9.4% 떨어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단순한 인터페이스에 강점이 있는 카카오가 보다 복잡성이 요구되는 주식매매 시스템에서 키움증권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 영웅문의 장점은 최대한 많은 기능으로 투자자들의 자유도를 높인 것이며, 이 점이 수수료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이 주식거래 비중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거래는 한꺼번에 여러창을 띄워놓고 속도 싸움을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스피드와 자유도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며 "키움증권이 수수료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주식거래 비중 1위를 놓치지 않은 이유가 있는데, 카카오 인터페이스의 장점은 단순함에 있어 HTS·MTS에서 두각을 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