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밖 첫 사망자, 갑작스러운 심정지 사망
신종 코로나 중증환자 다수 심근육 등 장기손상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증 환자들에서 심근육 손상의 공통점이 나타나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콩과 중국 의학 전문가들은 장기가 손상된 경우 치료가 어렵고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장기 공격 메커니즘 규명이 이번 전염병 사태의 중요한 해결 단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차이신왕(財新網)은 4일 사망한 홍콩 신종 코로나 환자가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사망했고, 중국 내 사망자 가운데서도 유사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39세 남성으로 알려진 홍콩 신종 코로나 사망자는 중국 밖 첫 사망 기록이라는 점에서 주요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홍콩 현지와 중국 의료계는 이 남성의 증상 악화 과정과 사인에 주목했다.
31일 입원 당시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이 남성은 사망 전 이틀 전부터 호흡곤란이 심해졌고, 4일 오전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사망했다. 이 남성은 1월 21일 우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후 29일부터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에서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신종 코로나 감염 이후 단기간에 사망한 이 환자가 다른 질병을 앓고 있었고, 이로 인한 증상 악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류자셴(劉家憲) 홍콩의원관리국 총행정경리는 차이신왕과 인터뷰에서 해당 남성이 당뇨병을 앓고 있었지만 약물로 잘 관리를 해온 만큼, 그의 사망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신종 코로나 발병 전에도 심장질환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차이신왕은 홍콩 사망자 외에도 신종 코로나 감염 후 치료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사망한 사례가 다수 있다고 밝혔다.
24일 후베이성에서 사망한 36세 남성도 신종 코로나로 입원 치료 중 예상치 못한 심정지로 사망했다. 이 남성은 입원 14일째인 1월 23일 돌연 심장박동이 감소했고, 뒤이어 심장이 멈추고 혈압이 급강하해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 최연소 사망자로 기록된 이 남성도 감염 전 심장질환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달 3일 충칭(重慶)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1월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51세 남성이 2일 심장박동이 급감하고, 혈중 산소포화도가 순식간에 38%까지 낮아지며 결국 사망했다. 다만 이 환자는 2형 당뇨병, 폐결핵 등 여러가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고, 검사 결과 감염 전 심근경색 질환을 시사하는 지표도 높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 지역 의료 지원에 나선 베이징 임상학과 의사는 "발병 초기에는 열과 무력감 등 경미한 증상을 보이다가, 약 15~20% 환자에서 2주차에 증상이 악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증상이 악화된 환자 다수에서 여러 가지 장기 손상 문제가 발생했는데, 심근육 손상이라는 공통적이 특징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환자 가운데 심근육 손상을 나타내는 Cardiac Troponin T의 농도가 심근경색 환자의 10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17년 전 발생한 사스(SARS)에서는 관찰되지 않던 특징이다. 심장 외에 신장 손상 환자도 다수 있었는데, 이는 바이러스가 비뇨기 계통도 공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싼자(三甲)의원의 한 심장전문의는 " Cardiac Troponin T 지표가 이렇게 높다는 것은 심근육 손상이 매우 심각한 것을 뜻한다. 이는 심장박동 이상과 심장 기능 약화를 초래한다"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로 인한 장기손상과 치사율 상승 현상이 확인됐지만, 바이러스가 장기를 공격하는 메카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차이신왕은 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의 장기 손상 원인이 바이러스의 독성에 의한 것인지, 바이러스로 인한 손상이 또 다른 세균의 침투를 유발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장기가 손상될 경우 치료가 매우 힘들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차이신왕은 전했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