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3일 신임검사 임관식서 검찰개혁 등 '뼈 있는 발언'
"기소시 절차적 정의 준수돼야…말로만 검찰개혁 안 돼"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사내전> 있을 수 없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추미애(62·사법연수원 14기) 법무부 장관이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검찰개혁 및 최근 정권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마찰을 빚은 것과 관련해 '뼈 있는' 발언을 내놨다.
추 장관은 3일 오후 과천정부청사에서 신임 검사 임관식에 참석해 새로 검사로 부임할 26명을 대상으로 축하 인사를 했다.
추 장관은 "이 자리에 서기까지 힘든 과정을 이겨낸 만큼 앞으로 굳은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국가와 검찰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주시길 기대한다"면서 "신임 검사 여러분들은 국가의 법질서를 수호하고 인권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막중한 소임을 부여 받았다"고 운을 뗐다.
특히 추 장관은 "최근 검찰 사건 처리 절차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법무부 장관으로서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면서 "형사사건에서는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 절차적 정의가 준수돼야 한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 결론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뼈 있는' 발언을 내놨다.
[과천=뉴스핌] 윤창빈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0.01.23 pangbin@newspim.com |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대(對) 정권 수사를 두고 법무부와 검찰이 정면으로 맞붙은 것에 대한 작심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23일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한 것과 관련해 '날치기 기소'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당시 수사팀은 직속 상관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기소 의견을 보고했으나, 이 지검장이 직접 소환 조사 뒤 검토해보라고 하는 등 이를 반려하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결정으로 전격 기소가 이뤄졌다. 이를 두고 법무부는 감찰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고, 검찰은 '검찰총장의 권한에 따른 적법한 기소'라고 반박하면서 긴장은 고조됐다.
이후 법무부는 곧바로 감찰 카드를 꺼내지 않고 대검찰청을 비롯한 전국 66개 검찰청에 중요 사안 처리시 부장 회의 등 내부 의사결정 협의체나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등 외부 위원회를 적극 활용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총장 지시보다 직속 상관이나 외부 의견을 들으라고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도 의미심장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검찰은 말로만 개혁이 아니라 실천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며 "피의사실 공표 금지 조항처럼 사문화된 법령을 제대로 지켜내는 것에서부터 찾아질 수 있다. 검찰청법과 인권보호수사규칙 등을 잘 숙지하고, 별건수사를 하지 않는다든지, 수사 장기화를 방치하지 않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걸린 태극기와 검찰기. 2020.01.09 mironj19@newspim.com |
아울러 추 장관은 이날 신임 검사들에게 "여러분들은 법률 전문가로 이 자리에 오신 것이지 결코 수사 실무를 경험한 전문가가 아니다"라며 "여러분 중에는 드라마 <검사내전>에 나오는 진영지청의 차명주 검사가 로망일 수 있으나, 앞으로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차명주 검사는 있을 수 없다. <어퓨굿맨>에 나오는 데미 무어가 여러분들의 로망일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축소돼, 이보다는 기소와 공소유지에 신경 써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검사 동일체' 원칙과 관련해서도 뼈 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추 장관은 "검사 동일체 원칙은 15년 전에 사라졌지만, 아직도 검찰 내 상명하복 문화가 남았다. 그것을 박차고 나가서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존재가 되어 국민을 위한 검사로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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