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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제가 좋아하는 은행이 있습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많은 금융회사가 찢겨지고 합쳐지는 과정에서 바람 잘 날 없던 바로 그 우리은행입니다. 정부지분이 들어간 지 20여년이 흐른 작년에야 겨우 제대로 된 그림이 완성됩니다. 완전한 민영화는 3년뒤 가능합니다.

멀고도 긴 여정이었죠. 그간 경쟁 은행들에 치이고 밀리면서 자존심도 많이 상했고, 인수자측 특혜 논란으로 다 된 매각 딜이 물거품이 된 적도 있습니다. 관치(官治)에 휘둘리다보니 시어머니도 많이 모셨습니다. 영업환경이 여타 은행들에 비해 녹록치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공적자금을 받은 탓에 열심히 이익을 내도 경쟁은행 대비 월급도 박합니다. 행장 선임 때는 또 얼마나 시끄러운가요. 누가 돼도 말이 나옵니다. 요즘은 과점주주 체제다보니 실적 부담도 더 커졌을 겁니다. 그런 와중에 우수 인력도 많이 잃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꿋꿋이 생존해왔습니다.

 

그런 우리은행이 요즘 위기입니다. 오늘 금융감독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손태승 우리은행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DLF 사태 당시 은행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합니다. 벌써 3번째 제재심입니다. 그만큼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의미겠죠. 법리다툼이 우선이겠지만 사회적 파장이 워낙 컸던만큼 여론을 가벼이 넘기기도 어렵습니다.

문제는 우리은행입니다. 작년 고액현금 거래 늑장보고로 기관경고를 받은 우리은행은 손 회장에 대한 징계수위를 차치하더라도 이번 DLF 사태로 인한 기관경고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또 최근 금융권의 모든 뉴스를 잡아먹는 '이슈 블랙홀' 라임사태와 관련해서도 우리은행은 선봉에 있습니다. 논란이 된 라임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습니다. 3년내 기관경고 3회면 영업정지 조치도 가능합니다. 산넘어 산이죠. 이것 말고도 큼지막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전언도 있습니다.

은행에 대한 신뢰, 평판은 갈데까지 갔습니다. 모두 자초한 것입니다. 물론 일부 억지를 부리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투자란 게 자기 책임하에 손실도 감수해야 하는게 맞습니다. 이익났을때만 챙기고 손실은 판매사에 떠넘겨선 안되죠. 다만 상품 정보와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작동하는 시스템을 고의로 멈춘 은행에 책임을 묻는 게 먼저입니다.

위기는 반복된다고 했던가요. 결국 탐욕이 문제였습니다. 2000년대 중반 1조원대 손실을 본 파생상품투자건, 불완전판매로 낙인찍힌 파워인컴펀드 사태까지 사고의 중심에는 안타깝게도 우리은행이 항상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2015년 시중자금을 급속히 빨아당긴 메리츠코리아펀드(일명 존리펀드)도 주가 꼭지에 무자비하게 해당 펀드를 가입시킨 곳이 우리은행이었습니다. 차이나쇼크가 오기 불과 서너달 전이었죠. 이후 펀드는 4년간 추락을 거듭했으니 더 이상 말씀 안드리겠습니다.

작년 말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DLF 사태를 전후한 두 은행의 리스크관리는 턱없이 부실했습니다. 내부 심의조직인 상품선정위원의 의견을 임의기재하고 반대하는 위원을 교체하는가 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도 숨겼습니다. PB 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영업 드라이브에만 치중했습니다. 위원회 자체를 생략하기도 했습니다. 또 직원들 핵심성과지표(KPI)는 매일같이 관리했다죠. 본인이 잘리지 않으려면 고객을 기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입니다.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이었습니다. 일부 입바른 소리를 낸 직원들도 있었습니다만 묵살당했습니다.

대형은행 CEO가 일개 펀드 판매에 일일이 개입하거나 관여하진 않았을 겁니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거대 은행에서 사실 그러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두 은행 CEO들은 솔직히 억울할 수 있습니다. 문책경고를 받게 되면 연임도 안되고 추후 여러 기회도 잃게 됩니다. 금융인으로 살아온 인생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는 셈이죠. 그럼에도 상황을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은 CEO가 지는 게 맞습니다. 실무자 몇몇의 징계에 묻어가선 안됩니다. 현장 영업통을 리스크관리 담당 부행장에 앉힐 정도로 위험관리에 무심했던 책임입니다.

오늘 어떤 결론이 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재심이 금융회사와 그 임직원의 제재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한 금감원장의 '자문기구'입니다만 그 결론에 대한 무게는 큽니다. 제재심 결과를 금감원장이 바꾸기엔 무리가 따릅니다. 앞서 KB사태에 대한 CEO 징계수위를 두고 당시 금감원장(최수현)이 제재심 결과를 뒤엎어 중징계를 내린 적이 한 차례 있긴합니다만.

금융당국도 고심이 클 것입니다.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욕을 들어먹게 돼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제2의 DLF사태, 제2의 라임사태를 막기 위해선 일벌백계(一罰百戒)가 불가피합니다. 설령 이번 DLF건이 어정쩡 넘어간들 두어달 후 나올 라임사태 결과와 조치를 생각하면 미리 매를 맞는 게 부담도 적습니다. 우리은행 역시 손 회장의 연임 개시 전과 후에는 차이가 크다는 걸 압니다. 자칫 몇 달뒤 CEO 공백이란 더 큰 위기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까요.

수장이 바뀌어도 이제는 시스템으로 돌아가게끔 된 곳이 은행입니다. 위기를 반면교사해야 합니다. 소비자는 뒷전인 채 돈벌이에 급급해 내팽겨친 리스크관리 시스템과 불완전판매 관행, 정보비대칭의 한계를 이번에도 바로잡지 못하면 한국 금융의 미래, 소비자 신뢰는 회생불가입니다. 금융당국 역시 그간 소홀했던 관리감독에 대한 자기반성과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은 시장과의 소통에 좀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당국도 지금쯤은 알 것입니다. DLF와 라임사태, 이 모두 시장과의 소통만 잘 했어도 미리 인지 가능했고, 발빠른 대처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을.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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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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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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