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가 공급과잉 전망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일명 우한폐렴) 확산 소식에 2% 넘는 가파른 하락세를 연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 상반기 석유시장에 일일 평균 100만 배럴의 공급 과잉 상황이 예상된다고 밝혀 유가를 짓눌렀다.
마카오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우한 폐렴'의 기점인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출발해 마카오에 도착한 에어차이나 여객기 승객의 체온을 재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22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1.64달러(2.8%) 내린 배럴당 56.74달러에 마감됐다.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도 전날 대비 1.38달러(2.1%) 하락한 배럴당 63.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안다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모야는 "공급과잉 우려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OPEC+)이 오는 3월 이후에도 감산 정책을 연장할지에 대해 압둘아지즈 사우디 에너지부장관이 힌트를 주지 않고 있어 유가가 부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으로 여행 제한이 예상되면서 (중국 최대 명절 춘제 관련) 인구 대이동 시기에 원유 수요에도 차질이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특히 이번 주말 춘제 연휴를 코앞에 두고 우한 폐렴이 빠른 확산 조짐을 보인 점과, 해외로의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 성장에도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은 이날 저녁 8시 현재 우한 폐렴 환자가 후베이성에서만 총 444명이며, 사망자가 1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한 폐렴 확진환자는 중국 전역에서 5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현재까지 중국 본토 외 지역에서는 한국, 일본,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 확진환자가 나왔고,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노트에서 이번 우한 폐렴이 급속히 확산돼 여행 및 성장에 타격을 줄 경우 석유 수요가 일일 평균 26만 배럴 정도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골드만은 "우한 폐렴 전염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 우려로 리비아와 이란, 이라크 등 중동에서의 공급 차질 불안은 상쇄될 것"이라면서, "다만 석유 수급 관련 (시장) 충격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벤투 아우부케르키 브라질 광업에너지부 장관은 오는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동안 OPEC에 가입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로이터 조사에서는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휘발유 재고는 11주째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월요일 '마틴 루터 킹 데이' 휴장으로 인해 미국의 주간 에너지 재고량 집계가 늦어지는 가운데, 미국석유협회(API)는 이날 오후 4시 30분에 주간 원유 재고량을 발표하고 공식 데이터는 23일 오전 11시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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