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는 공급과잉 우려가 리비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한 중동발 생산 차질 불안을 상쇄하며 하락했다.
미국에서의 셰일오일 생산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유가에 부담이 됐다.
셰일유 생산시설 [사진=블룸버그 통신] |
2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57.68달러까지 밀렸다가 전 거래일 대비 20센트(0.3%) 내린 배럴당 58.38달러에 마감됐다.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도 장중 64.0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전 거래일 대비 65센트(0.99%) 하락한 배럴당 64.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리비아에서 송유관 폐쇄 소식이 전해지고 이라크에서도 원유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는 소식이 나와 한때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석유 시장 내 충분한 공급 상황이 중동발 생산 차질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안도감이 확산됐다.
보도에 따르면 리비아는 송유관이 폐쇄되기 이전에 일일 평균 원유 생산량이 120만 배럴 정도였는데, 글로벌 생산량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아바트레이드 최고시장애널리스트 나임 아슬람은 "투자자들이 석유시장 수급여건의 현실을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유가 랠리에 힘이 빠졌다"면서 "리비아 석유 생산은 글로벌 석유 공급량에 비하면 매우 작은 부분에 불과하며, 현재는 공급보다는 (지지부진한) 수요가 더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셰일 생산업체들의 생산 경쟁이 유가 상승에 가장 큰 역풍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이 공개한 월간 보고서에서는 2월 중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일일 평균 920만 배럴로 2만2000배럴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지난주 원유정보업체 베이커 휴는 가동 중인 원유 시추 장비수가 지난주 673개로 14개가 늘어 4주 만에 첫 증가세를 보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즈호증권 에너지담당 로버트 요거는 "국제 석유 시장에 공급이 너무 많고 수요는 너무 적어 중동발 위기만으로 시장이 지난 1999년 같은 랠리를 보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