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에 생보사들 위기…수익성은 자산운용밖에
국제회계기준(IFRS17) 등 자본규제 대비 자본확충 과제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전영묵 삼성생명 차기 대표가 위기에 처한 삼성생명을 구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국내 보험업계 처음으로 총자산 300조원을 돌파했지만,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보험업계 전반 침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9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4%나 감소했다.
삼성생명 출신인 전 사장은 생명에서 뿐만 아니라 증권과 자산운용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며 금융권 전반에 걸친 경력을 쌓았다. 특히 삼성그룹내 자산운용 전문가로 향후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 삼성생명 입장에선 적임자란 평가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전영묵 삼성생명 신임 대표 후보 [사진=삼성생명] 2020.01.22 tack@newspim.com |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임 전 대표는 구성훈 전 삼성증권 사장과 더불어 삼성그룹내 대표적 금융통이자 자산운용 전문가로 꼽힌다. 구성훈 전 사장은 지난 2018년 삼성증권 배당오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취임 4개월만에 사퇴한 바 있다.
1986년에 삼성생명에 입사한 전 대표는 재무심사팀장과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 주로 자산운용 파트에서 근무했다. 2015년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지원실장을 거쳤으며, 2018년부터 삼성자산운용을 이끌어왔다.
삼성생명 등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현재 저금리 장기화에 따라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까지 몰렸다. 과거 1990년대 연 9%의 금리 확정형 상품을 대거 판매한게 어려움의 근본 원인이다. 생보사들인 이같은 위기를 자산운용 수익으로 돌파한다는 방침이지만, 최근 생보사들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3%대에 그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6년만 해도 순익이 2조원이 넘었지만 작년엔 1조1000억원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사장은 30년간 생명과 증권의 자산운용 파트에서 근무한 자산운용 전문가"라며 "생명보험업계가 자산운용 수익율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자산운용 전문가인 전 사장은 그런 점에서 적임자"라고 언급했다.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동시에 삼성생명 등 생보사들은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와 같은 자본규제에 따른 자본 확충 역시 시급한 과제다.
생보사들은 운용자산수익률 개선을 위해 해외 투자에도 나서고 있지만 환헤지 비용과 규제 등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대표적인 규제가 보험사 해외자산 투자 시 일반계정에서 총자산 대비 30%를, 특별계정에서 각 특별계정자산 대비 20%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한 것이다.
전 사장은 삼성자산운용 대표 재직 시절 직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스스럼 없이 어울린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업무를 아랫 사람에게 믿고 맡기는 '통 큰' 경영인으로 통한다. 그러면서도 투자 스타일은 다소 보수적이라 할 정도로 꼼꼼하고, 숫자를 잘 챙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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