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떨림 100회 이상...지하서 마그마 솟아오르고 있어"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수일 동안 5만여 명의 대피를 촉발한 필리핀 탈(Taal) 화산이 잠잠한 모습을 보이자 일부 주민이 복귀할 채비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탈 화산 반경 14㎞ 이내 지역에 선포한 당국의 대피령이 철회되지 않았음에도 주민 일부가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잠잠해진 탈 화산의 모습을 두고 분출 활동이 멈췄다고 생각한 것이다. 탈 화산은 이날도 화산재를 분출하고 있지만 규모는 작아진 상태다.
필리핀 바탕가스에서 바라본 탈(Taal) 화산의 분출 모습. 2019.01.16.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당국은 지난 12일 탈 화산에서 폭발이 시작되자 해당 지역에 대피령을 내렸다. 탈 화산은 필피핀 수도 마닐라에서 65㎞ 떨어진 카비테주 타가이타이에 위치해 있다.
현재 주민 5만3000명 이상이 집을 버리고 대피소로 몸을 숨겼다. 주민 전원이 대피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집을 떠나기를 거부하거나, 가축 등 재산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돌아간 인원이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진학자들은 추가 폭발 가능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필리핀 화산·지진학 연구소(PHIVOLCS)의 마리아 안토니아 보르나스 수석 과학연구 전문가는 "화산의 고요함이 어떤 의미인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탈 화산 내부의 호수가 말라버렸다"며 "지난 12일 화산재를 대규모로 내뿜고 하루가 지나 용암을 분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기 배출이 약해지기는 했다"며 "하지만 수요일(15일)부터 100회 이상의 떨림이 있었는데, 이는 마그마가 (지하에서) 솟아오르고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탈 화산은 높이가 311m에 불과해 규모가 작은 활화산에 속한다. 하지만 1911년 단 한 번의 폭발로 13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적이 있어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탈 화산은 지난 5세기 동안 30여차례 폭발했다. 이번을 제외하고 가장 최근에 폭발한 경우는 1977년이다.
필리핀은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다. 조산대는 대륙 지각을 구분하는 지판과 지판의 충돌이 일어나는 지역으로, 지각이 불안정해 잦은 화산 활동과 지진 피해가 발생한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