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프랑스 정부의 연금개편 계획에 반대해 시작된 총파업 사태가 9일(현지시간) 부로 36일째에 돌입하면서 1968년 5월 학생운동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등은 프랑스 주요 도시 곳곳에서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프랑스 전역에서 최소 45만명이 파업 집회에 참여했으며 교사와 간호사, 변호사 등이 동참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전체 교사의 3분의 1이 일을 멈추고 집회에 동참해, 파리에서만 12곳이 넘는 학교가 문을 닫았다. 이 밖에 철도와 운항, 에너지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시위에 참여했다. 프랑스 국철(SNCF) 노조 등의 파업으로 파리 주변에서는 200km가 넘는 구간에서 교통 체증이 발생해, 수백만명의 시민이 출근길에 불편을 겪었다.
FT는 이날 경찰이 최루 가스를 사용하는 등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경찰은 파리에서 9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후반 최대 과제로 연금개혁을 추진 중이다. 프랑스 퇴직연금은 공기업이나 민간기업 혹은 어떤 직종인지에 따라 수령 시기와 액수가 다른데, '덜 내고 더 받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연간 100억유로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현재 직종 및 직능별로 42개에 달하는 복잡한 퇴직연금 체제를 하나로 통합하고 포인트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가연금 시스템으로 2025년까지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해당 개혁안이 연금 개시는 늦춰지고 금액은 줄어드는 악법이라고 반발하며 지난달 5일부터 총파업 체제에 돌입했다.
파업 장기화로 시민들의 불편함도 커지면서 파업에 대한 불만도 쌓이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오독사(Odoxa)와 일간지 르피가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시민의 57%는 파업이 중단되기 원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노동계와 정부가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시위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10일 민주노동연맹(CFDT)의 로랑 베르제 위원장 등과 만나 연금 개편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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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연금 개혁 반대 시위가 36일째 이어졌다. 2020.01.09.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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