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며 중동에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6일 세계증시가 새해 오름폭을 모두 반납한 반면 원유와 안전자산 가격이 급등 랠리를 펼치고 있다.
이란은 군부 실력자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 무인기(드론)에 의해 살해된 이후 '가혹한 보복'을 공언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할 경우) 신속하고 완전하면서도 불균형적인 방식으로 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가운데 양국 군이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병력 3500명을 추가 배치한 데 이어 고도의 군사작전에 특화된 특수부대 병력도 파병했다. 이란은 전역의 미사일 부대들에 비상태세를 강화했다.
또한 이라크 의회가 미군 등 외국 군대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가 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면) 이전까지 본 적 없는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예측 불가능한 것이 특징이지만, 과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됐을 때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쳤고 해당 지역의 시장에만 장기적 영향을 미쳤다"고 관측했다.
MUFG의 외환 애널리스트인 리 하드먼은 "이란은 크든 작든 반드시 보복에 나설 것"이라며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을 둘러싼 상황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시장 불안감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돼 유가가 오르면 세계 경제성장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동 분쟁이 글로벌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에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9달러78센트에 호가되며 1.72% 오르고 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63달러95센트로 1.43% 상승 중이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1주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반면 유럽증시 초반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1.12% 급락하며 1주 만에 최대 일일 내림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석유 및 가스 지수는 0.74% 오르며 나홀로 상승하고 있다.
앞서 신년 연휴 이후 개장한 첫날 일본 닛케이 지수는 뒤늦게 중동발 리스크를 소화하며 2% 가까이 급락했고,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도 0.7% 내리며 뉴욕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중국증시는 초반의 낙폭을 만회하고 반등했으며 중국발 이슈에 반응하는 호주증시는 보합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0.43% 내리며 지난해 12월 초 이후 최대 이틀 간 낙폭을 기록, 새해 쌓아 올린 오름폭을 모조리 반납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6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반면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리며 미국 10년물 국채 가격이 상승,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1.7724%로 한층 떨어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엔이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위기가 전면화되면 일본 펀드들이 자본을 자국으로 송환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전망에 엔이 한층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이날 달러는 엔 대비 3개월 만에 최저치인 107.77엔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유로도 엔 대비 3주 만에 최저치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고위험 상품통화로 간주되는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는 4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다.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1579달러72센트로 1.6% 오르며 201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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