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내부 출신 행장 관행 깨져…노조 출근저지 투쟁 예고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우여곡절 끝에 윤종원 전(前)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 신임 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됐다. 이에 따라 10년 만에 내부 출신이 은행장을 맡는 관행이 깨졌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첫날부터 출근저지 투쟁 등 거센 저항을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잡음이 이어질 전망이다.
3일 윤 신임 행장은 기업은행 본점으로 첫 출근을 한다. 대개 출근 첫날 취임식을 갖지만 아직 윤 행장의 취임식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윤 행장은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무부 저축심의관실,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서기관,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산업경제과장,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 연금기금관리위원회 의장,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 요직을 맡았다. 거시경제, 국내·국제금융, 재정, 산업, 구조개혁 등 경제정책 전반을 두루 담당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인턴기자 =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학회 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05.24 dlsgur9757@newspim.com |
금융시장 관리, 금융 혁신, 은행 구조조정, 금리자유화와 통화정책, 금융규범 국제협의, 연금자산 관리, 중소기업 지원, 산업 혁신 등 금융과 중소기업 분야에 풍부한 정책경험을 갖고 있다. IMF, OECD 등 국제기구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는 등 글로벌 감각과 네트워크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당초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 검토됐으나, 우여곡절 끝에 윤 행장이 낙점됐다.
이는 반 전 수석의 금융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행장 역시 과거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한 경력을 제외하면 은행업 경력이 전무하지만 거시경제 전문가라는 점이 부각됐다. 아울러 수출입은행장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사실상 인사권을 가진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마쳤다.
결과적으로 내부 출신 인사가 행장을 맡았던 관행이 10년 만에 깨졌다. 기업은행은 2010년 조준희 전 행장부터 권선주, 김도진 전 행장까지 3연속으로 내부 출신이 은행장이 됐다. 이후 은행 실적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특히 김도진 전 행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기업은행 노조에선 또 다른 낙하산 인사라며 거센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출근저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외부 인사를 은행장으로 임명할 경우 4월까지 출근 저지 투쟁과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전날 윤 행장 임명 발표 후 성명서를 내고 불복 의지를 분명히 했다. 노조는 "우리 1만 조합원들은 그를 새 행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임명 강행 시 출근저지 투쟁 및 총파업도 불사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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